내 몫을 나누는 사람들
내 몫을 나누는 사람들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2.11.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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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걸/울산 새부산 콘크리트 회장

 
아침 출근길에 리어카에 파지를 가득 실은 팔순의 할아버지께서 좁은 골목길에서 끙끙대고 당황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인사를 드리고 리어카를 밀어드렸는데 차를 운행하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자식을 두지 않아서 인가? 아니면 근면한 할아버지의 생활인가? 한 달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다. 보름 후 똑같은 자리에서 할아버지 때문에 길이 막혔다. 차를 잠깐 정차하고 또 밀어드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아버지는 오누이를 두었는데 딸은 살기가 거북하고 아들 내외는 모두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윤택하다고 한다.
자식들이 한 달에 50만원 주는데 이 돈은 모두 손자 앞으로 만든 통장에 저축을 하고 파지를 주워 파는데 월 50만원의 수입이 되니 영감 내외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연세는 82세였고 부산 수영공원 아래 단독주택에 살고 있으며 할머니도 놀지 않고 팔도시장에서 찬거리 행상을 하고 있어 살아가는데 부러움이 없다고 한다. 운동도 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파지를 줍는데 아침 8시경에 고물상에 갖다 팔며 짐이 무거운 날이 힘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이 솟는다고 했다. 물건을 작게 하는 날이 오히려 힘들다고 했는데 차에 있는 우유를 드리며 할아버지 손을 만져보니 꼭 아버지 손처럼 두꺼비 손이였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세무공무원 일을 했다고 한다.
청백리였으며 두 자식 공부시키고 단독주택 한 채가 전 재산이었다. 허리를 굽혀 크게 인사를 드리고 길 어귀까지 밀어드렸다.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서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살아생전 아버지께서는 일손을 거두는 날이 내가 죽는 날이라고 하셨다. 근하게 살면 먹고 사는 일은 걱정이 없다. 게으른 병은 고치는 약도 없다하신 아버지의 가르침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끈기였다. 살아남기 위한 방법인 자립과 근면정신은 내가 철이 든 초등학교 시절부터 보아왔다. 한 평생을 하루같이 새벽 4~5시면 논밭, 산으로 가셨으니 지금도 고개가 숙여진다. 부모님의 뒷모습 교육은 뼈 속에 각인되는 생활 습관 교육이다. 인성과 예절, 정직, 봉사, 나눔 그리고 자기 낮춤이다. 자기 낮춤을 통한 공감 감성의 실천이 봉사로 나눔으로 서로를 이어주는 정이요. 사랑이요. 자비이다. 사람을 위한 공덕은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에너지로 남에게 도움을 받는 일보다 도움을 주는 봉사자의 마음이 더 흐뭇하고 넉넉한 것이다. 겸손에서 오는 복은 자기사랑의 봉사이다. 자원 봉사자들은 말 그대로 스스로 봉사에 나선 사람들이다. 양로원이나 요양원, 고아원, 노인 회관, 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원, 교도소, 불우청소년 돕기 등의 자원봉사와 사랑나누기 운동, 바자회 등은 우리 모두가 참여 동참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할 곳이다.
라이온스 클럽, 로타리 클럽의 회원활동을 통한 봉사운동과 우리사회의 각종단체와 모임의 봉사활동을 비롯하여 큰 행사의 도우미이며 해병 전우회, 학부모 모임의 거리질서, 교통 도우미 봉사자들도 우리 사회의 등불과 같은 사람들이다.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기부금을 모아 장학금이나 봉사금을 내놓는 일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빛과 같다. 미화원 아저씨들이며 택시운전기사 모임에서 선행을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뜨겁다. 불우이웃돕기 운동, 적십자, 천재지변을 당했을 때 사회 전반적인 성금으로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전달하는 후원금은 희망이요. 용기이다. 서로 손잡고 도울 줄 아는 사람은 돈이 넉넉하여 도우는 것이 아니다. 내 몫을 일부 떼어내어 나누는 것이다. 나눔이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형편대로 하는 성의이므로 나눔의 참여와 인간 사랑의 정이 더 고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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