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대선 예비주자들의 흠집 내기
진주성-대선 예비주자들의 흠집 내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05 17: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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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대선 예비주자들의 흠집 내기

대선 예비후보 주자들의 당내경선 TV토론이 볼수록 역겹다. 서로를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TV 생중계 때는 은근슬쩍 간을 보고 변죽만 울리다가 SNS나 온갖 채널의 떠버리들이 가세를 해주면 그때부터는 물고 뜯고 씹어댄다. 몇 십 년 전의 직무상 또는 업무상의 전력까지 들추어 헤집는다.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자녀들에서부터 사돈 팔촌까지 관계인으로 엮어서 흠집을 내려고 후비고 파댄다.

사실관계가 문서로나 입증자료가 확실하게 보전되었으면 그러려니 하지만 입증도 할 수 없고 기억조차도 확실하지 않은 지난 세월의 일을 육하원칙을 들어대며 어디서 누구와 만나지 않느냐? 그러고는 무슨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이후 모종의 일이 발생했는데 이것은 직권 남용이거나 이건 개입이나 아니면 비리나 부정을 감추고 묵인하고 비호한 것이 아니냐고 대어 들기도 하는데 상대방으로서는 무시해야 할지 해명을 해야 할지 황당하고 난감하다.

이럴 때면 귀신같이 나타나는 저승사자가 또 있다. 이름조차 낯선 시민사회단체에서 커다란 서류봉투에 고발장이라는 대문짝만한 글을 써서 마주 잡고 경찰이나 검찰에 접수하는 장면을 TV에서 심심찮게 본다. 본인이야 공무상이든 업무상이든 도덕성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할 수도 있으나 직계와 방계 존비속의 사생활문제는 물론이고 사돈 팔촌에다 관할청의 직원까지 후비고 파는 것은 여론몰이의 연좌제를 꾀한 음해 행위로써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행위다.

자식도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라는 말이 왜 있겠나. 품 바깥에서는 모두가 자유인이지 무한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수신제가를 들먹이지만 누가 가정을 그르치게 이끌고 싶겠나? 직간접의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았다면 연대나 연좌의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

그뿐만 아니라 직무 이외의 사담도 나눌 수 있다. 상급자의 사담이 하급자에게는 암시나 압력으로 들릴 수도 있다. 산짐승은 호랑이 가죽만 봐도 기절하고 고의든 실수든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벗어 둔 경찰 모자만 봐도 겁을 먹는다.

상하는 그래서 매사의 체감온도가 다르다. 따라서 무슨 말이든 해석을 달리할 수가 있다. 샘이 나서 배가 아프다 한다고 119를 부를 것인가. 말에는 신중함이 있어야 하지만 사담은 격의 없이 주고받을 수도 있다. 말과 행위는 때와 장소 또는 서로의 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해석될 수 있어 모든 사람이 문제라고 할 때만 문제가 되는 것이다.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문제로 삼으려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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