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마음의 손
도민칼럼-마음의 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05 17: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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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마음의 손

기다림은 문 밖을 서성이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로 걸어가는 것이라는 이원규 시인의 ‘지리산편지’ 한 구절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가을이다. 곧 푸른 잎들은 붉게 물이 들 것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여름으로 가을로 또 가을로 정체를 알 듯 하면 변이를 거듭하는 전염성 입자에 휘둘린 체 2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우리 언제쯤 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마스크도 이제 우리와 평생 가야하는 물건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답답하다. 그 말을 대놓고 반박할 수 없어 더 그렇다. 사랑한다는 것은 접촉인데 우리는 모두 거세된 종족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이 희한한 신조어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슬로건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사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언제쯤 서로 덥석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서로의 온기를 느낄 사이 없이 손을 내밀었다가도 엉거주춤 혹은 주먹을 쥐고 툭 부딪히며 겨우 상대를 확인한다. 서글픈 시간들이 쌓이다보니 화를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화가 나지만 화를 내야 하는 대상이 누군지 모르거나 화가 더 문제를 일으킨다 싶으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감정은 더러 옳고 그름 이전에 터져 나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숱한 음모론과 백신 접종 후 사망률에 대하여 연일 공포스러운 소식들을 단체 톡방에 올리지만 맞았을 때의 이득에 비하여 맞지 않았을 때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이 크다는 판단으로 모두들 부작용을 이겨내며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그 와중에 혈액 속에 나노 입자의 칩을 넣어 조종하려고 백신을 맞게 한다는 정보를 들이대며 선지자처럼 떠드는 이들이 있다. 지구의 설계자가 따로 있다는 상상은 가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아무것도 아닌데 공포 정국으로 국민을 억압하려 한다는 이들도 있다. 팩트는 백신 접종 후 중증환자 전이가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인종도 국가도 빈부도 상관없이 공평하게(?) 우리를 침범하는데 우리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 백신 접종률이나 그에 대한 백신 우대 정책(백신패스)에 대하여 찬반을 달리 한다는 여론조사를 본다. 우스운 일이다.

백신 패스는 당연히 시행되어야 한다. 기저질환으로 접종을 받는 것이 위험한 경우, 그에 대한 진단서를 증명서로 대신하면 된다. 백신은 선택인데 왜 차별하느냐고 할지 모른다. 차별이 아니라 보호다. 원하는 대로 하고 위험한 대중시설에 가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가고 싶으면 부작용을 감수하고 백신을 맞는 것도 마찬가지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이제 우리 곁에 머무를 요량인가 보다. 유럽처럼 우리도 위드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말들을 한다. 어쩌겠는가! 바람이 거세게 불 때 풀들이 누워서 견디는 것처럼 우리도 이 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내야 한다.

10월말 접종 완료자가 70%를 넘으면 11월에는 ‘안전한 거리서기’로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자리들이 있기 바란다. 우리 지리산문화예술학교도 오는 11월 6일 토요일에는 하동의 야생차문화박물관 광장에서 ‘우리, 다시 지리산에서!’로 종강식 축제를 열려고 한다. 오는 11월 7일에는 거창에서 아시아1인극제도 한다. 지금 건강을 화두로 함양에서는 함양산삼노화엑스포가 진행 중이다. 지리산 곳곳에서 벌써 격려의 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다시 얼싸안는 그날까지 마음의 손 놓지 말고 견뎌보자고 기다림에 지쳐 주저앉기보다 일어서서 그리운 이에게로 걸어가 보자고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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