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우주 먼지가 꿈꾸는 세상
아침을 열며-우주 먼지가 꿈꾸는 세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14 11: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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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우주 먼지가 꿈꾸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 질척하고 각박하여 싫어질 때쯤 무언가 허전함을 느낄 때 자연이 주는 위로가 참 크다. 사람들이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산이나 들, 강으로 간다고 한다.


문화가 발전하면서 자연이 오염되고 훼손되고 파괴되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그의 일부인양 몸 어딘가가 아프다. 어쩌면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여기까지 왔다면 조금은 내려놓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삶의 시작과 함께 당연하게 누리게 된 자연, 그 사용권을 누가 주었으며 누가 부여받았을까? 삶의 끝까지 함께 할 자연에게 참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당연함, 얼마나 부당한 단어인가? 합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모는 이래야 당연해, 선생이라면 이래야 해, 저래야 해, 상사라면, 신입이라면’ 하고 당연하다고 꼬리표 붙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역할에 대한 꼬리표 뿐 아니라 자연의 든든함, 동물들이 우리의 먹이가 되고, 논밭의 채소나 곡식도 당연히 우리를 위해 존재해야한다는 관념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누려왔던 것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며 앞으로도 조심스러워진다. 이는 누가 정한 것인가? 신의 영역인가? 사람의 영역인가?

살아오면서 사람이 아주 대단한 존재라 느끼며 배워야하고 이뤄야하고 성공했으면 좋겠고 등등 좋은 말들 대잔치로 정체성을 정의하였고 온갖 미사여구로 사람의 위대함을 찬양하였다.

우연히 한 번 클릭한 영상으로 밑에 달린 동영상 알고리즘에 우주 관련 채널이 연결되어서 보다보니 점점 새로 알아가는 내용들이 생기고 흥미롭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냥 하찮은 우주 먼지에서부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 가능성면에서 동의되는 부분이 있다. 무기물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하였는지 신기하고 놀랍다. 오랫동안 누적된 지구역사의 한 과정으로 이해를 해야 할지 기독교인의 말처럼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였는지 정말 진실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지금은 내 짧은 지식으로는 ‘알 수 없다’라는 답을 내린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무조건 돈을 쫒아가기보다는, 자본주의의 편리함을 누리게 해주는 도구, 돈을 벌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 뿐 아니라 조금은 더 큰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주 오래전 우주를 떠돌던 우주먼지에서 지금의 사람이 되기까지 진화한 과정은 이렇게 된 마당에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가능성의 기준에서 보면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도 돌연변이를 겪으며 새로운 종이 생기기도하고 어떤 계기로 멸종하여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누리는 삶이 종의 유지 차원에서는 살아남고, 자신을 복제하여, 후손을 만들어 남기는 과정이겠지만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종의 유지를 위해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춘기 이후로 한 번씩 질문을 던진 철학적 주제의 질문에 “왜 사니?” 열 사람이면 열 사람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과거에 국가와 사회나 단체가 중요하고 조직문화가 더 중요하니 개인의 삶을 희생하던 부모의 삶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부지불식간에 그렇게 동조하며 살았다면 지금은 개개인의 인생의 의미는 조금 다를 것이다.

다양한 목표와 가치를 부여하며 살고 있다. 지금도 우주를 떠도는 다양한 우주먼지들의 존재이유와 같으려나? 들판에 핀 들꽃처럼 이름 없지만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를 드러내는 그들처럼 묵묵히 가볍게 살아가고 싶다. 스트레스나 고통이 없는 대자연속의 그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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