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간 보다
진주성-간 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0.18 17: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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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간 보다

커피점은 주문과 동시에 커피 원두를 그라인드로 분쇄하고 커피머신에 추출해서 제공되기 때문에 완전제품이 아닌 반제품을 서비스하기에 매번 커피 추출이 제대로 되는지 맛을 보아야 한다.

수입된 커피 생두를 볶는 로스팅 과정에서도 로스팅 될 때마다 커피가 제대로 볶여졌는지 맛을 확인하는 커핑(cupping)이라는 과정을 반듯이 거쳐야만 더 나은 커피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잘못된 로스팅 원두가 나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커피를 맛보는 커핑은 코로 맡는 향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향미 신맛 단맛 무게감 밸런스 등 다양한 항목에 점수를 부여해서 좋은 원두를 고객에게 제공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며칠 전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맛집을 찾아가서 음식을 주문하고는 음식을 먹는 순간 너무 짜서 제대로 음식 맛을 느낄 수 없었고 겨우 그릇을 비우고 계산하면서 “음식이 조금 짠 것 같습니다”라고 전하고 이튿날 바로 짠 음식 옆 사무실에 업무 차 들렸다가 옆 식당 주방장이 바뀌어 가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한 곳의 식당은 음식의 간이 심심할 정도로 짜지 않았지만, 육수의 향이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있고 감칠맛과 육수의 섬세한 맛의 깊이를 즐기면서 먹을 수 있었다. 본 음식뿐만 아니라 열무김치나 밑반찬 또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었는지 고유의 향이 뛰어나고 식감이 좋아 너무 맛있는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식당은 점심때가 되면 밖에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만석으로 가득 찼었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짜지 않으며 재료 본질의 맛과 향을 즐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는데 커피숍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오면 “커피를 마시지 말고 커피를 내릴 때마다 커피를 맛보시면 됩니다”라고 답을 한다.

음식을 하는 담당하는 주방장이나 가게 주인은 그날 준비된 음식이나 반찬이 제대로 되었는지 간을 보아야 한다. 수많은 반찬일지라도 간은 보아야 하고 수십 년을 해온 식당일지라도 간보는 것을 빠뜨리면 안 되는 일이다. 음식 육수가 옅어서 소금으로 짜게 간을 하면 손님들은 이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고객의 맛을 즐기는 수준과 문화가 바뀌었음을 식당을 하는 주인의 알고 있어야 한다.

매출이 부진한 카페 컨설팅을 하기 위해 커피를 방문했었다. 카푸치노 잔이 큰 대접만한 크기이기에 왜 큰 잔을 사용하고 있냐고 물어보니, 커피가 싱겁고 우유 소비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몇 년째 큰 잔을 쓰다 작은 잔으로 제공하니 손님이 잔이 작다고 클레임을 제기하기에 작은 잔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잔을 바꾸어 카푸치노 맛을 더 좋게 하면 큰 잔을 찾던 손님은 없어지더라도 더 맛있는 커피로 인해 지금보다 새로운 손님들이 더 많이 찾아올 것입니다”라고 답을 해줬다.

사장이 맛을 알지 못하면 손님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가야할 방향성을 잃게 된다. 사장은 자신의 식당뿐만 아니라 옆집 것과 전국 맛 집의 음식을 찾아다니며 간과 맛을 보면서 스스로의 미각의 수준을 높여야 하며 맛의 기준을 정해야만 많은 손님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어려운 시기일지라도 슬기롭게 해쳐 나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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