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평원으로 떠나자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평원으로 떠나자
  • 장금성기자
  • 승인 2021.10.28 18:3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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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산청 황매산·밀양 재약산·창녕 화왕산 은빛 물결로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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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재약산 사자평

가을 바람에 억새들이 일렁이며 은빛파도로 대자연의 황홀함을 선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들이 붐비는 환경을 피하고 자연에서 휴양할 수 있는 언택트 관광이 대세인 요즘, 경남지역 고원의 은빛 억새밭으로 떠나보자.

합천-산청 황매산

◆합천-산청 황매산 = 합천군 대병면·가회면과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있는 황매산(1113m)은 소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이다.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며, 700∼900m의 고위평탄면 위에 높이 약 300m의 뭉툭한 봉우리를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북쪽 비탈면에서는 황강(黃江)의 지류들이, 동쪽 비탈면에서는 사정천(射亭川)이 발원한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합천호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모두 보인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삼라만상을 전시해 놓은 듯한 모산재(767m)의 바위산이 절경이며 그 밖에 북서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황매평전의 철쭉 군락과 무지개터, 황매산성의 순결바위, 국사당(國祠堂) 등이 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황매산 정상부슨 억새 평원은 1984년 정부의 축산 장려 정책으로 축구장 40개 크기, 180ha에 달하는 대규모 목장이었다. 이곳에서 사육된 젖소와 양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과 억새만 남기고 주변을 풀을 먹어 자연스럽게 대규모 군락지가 형성 돼 봄에는 철쭉이, 가을에는 억새가 피는 독특한 경관을 갖게 됐다.

남쪽 기슭에는 통일신라 때의 고찰인 합천 영암사지(사적 131)가 있다.

밀양 재약산 사자평
밀양 재약산 사자평

◆밀양 재약산 = 밀양시의 주산이자 영남 알프스의 중심산인 재약산 능선에 넓게 분포된 사자평은 은빛으로 뒤덮힌 억새평원으로써 밀양8경의 한 축을 담당한다. 수백만평에 달하는 넓이와 해발고도 800m라는 위치 덕분에 과거에는 목장 사업이 발달했던 곳이기도하다. 역사적으로는 신라 화랑도의 수련장이자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의 승병 훈련장소로도 쓰였다고 한다.

사자평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만을 선물하는 곳이 아니다. 자연생태학적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는 곳이다. 생물의 다양성은 인간사회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인간의 생존 역시 크게 위협 받게 되는데 생물 다양성으로 인해 그 균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사자평은 앞서 말한대로 국내 최대의 고원습지다. 규모가 약 58만m²에 달한다. 산 정상 부근의 평평한 땅으로 물이 모여 습지대를 이룬 것으로, 다른 습지와는 달리 가운데로 실개천이 흐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자연환경 속에 각종 습지생물과 희귀 식물군락이 분포하고 멸종위기종인 삵이나 하늘다람쥐 등이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2006년 12월 28일 환경부를 통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대표적인 등산로인 표충사 코스를 이용하면 최단시간에 다녀올 수 있다. 잘 닦여진 그늘진 숲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흑룡폭포와 층층폭포의 절경이 반겨주므로 지루하지 않은 산행을 이어가게 된다. 이윽고 정상아래 전망대에 서서 드넓게 펼쳐진 평원을 보자면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반대쪽 끝에서 다시 반대쪽 끝까지 셀 수 없는 은빛 자태들의 춤사위는 결코 억새밭 하면 으례 생각나는 스산함과는 거리가 먼 화려함의 극치다.

두 팔을 벌려 숨을 크게 들이 쉬면 폐부 끝까지 가득 채워주는 신선한 공기로 마음을 옥죄어 오던 온갖 스트레스와 피로가 순식간에 정화된다. 사자평의 억새밭은 모든 오감을 통해 제대로 가을을 마시는 경험을 선사 해준다. 그야말로 지금 시기에 적절한 여행지다.

창녕 화왕산

◆창녕 화왕산 = 창녕 화왕산은 높이 757m로 산행하기에 좋은 창녕의 진산으로 가을이면 정상부에는 은빛 억새 물결이 장관을 이뤄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화왕산에 오르면 억새뿐만 아니라 2∼3m 높이의 돌담으로 된 화왕산성이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화왕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아름다운 자연풍경으로 드라마 허준, 대장금, 미스터 선샤인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산행 후 화왕산 자하곡에 위치한 농특산물 판매장 ‘요즘것들’에 들러 마늘, 햅쌀, 오이 등 신선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 ‘요즘것들’에서는 창녕군 청년 귀농인들이 생산한 지역 농특산물을 꾸러미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화왕산을 다녀왔다면 창녕군의 또 하나의 자랑인 우포늪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포늪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내륙습지로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우포늪 주변은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걸을 수 있도록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우포늪 생태관 주차장에서도 31일까지 매주 토·일 가을철 관광객을 위한 강소농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강소농 회원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양파쌀빵, 새싹땅콩 등 30여 품목을 구입할 수 있다. 장금성기자·사진제공/각 시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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