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커피 자격증만 있으면 창업
진주성-커피 자격증만 있으면 창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12.27 17:35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커피 자격증만 있으면 창업

매년 커피 바리스타 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에스프레소를 기초로 한 바리스타 대회, 생두를 잘 볶아내는 로스팅 대회, 우유거품으로 예쁜 모양을 만들어 내는 라떼아트 대회, 서로 다른 커피 맛을 구별해 내는 커핑 대회, 핸드드립이라는 추출을 이용한 브루잉 대회 등 커피매장을 운영하거나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이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스스로 더 배우고 갖추기 위해 대회 참여를 한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물을 붓거나 우유를 넣어 제공되는 커피 한 잔에는 고도의 집중되고 과학적인 방법과 기술이 필요로 한다. 분쇄된 원두 1그램만으로도 에스프레소 한 잔의 맛은 하늘과 땅차이의 맛 차이가 나게된다.

바리스타 대회를 나오는 선수들은 짧게는 일 년부터 많게는 십 년 이상 꾸준히 대회에 참석해서 놀라운 커피 내공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커피 산지의 재배부터 가공, 커피머신과 그라인드의 궁합에 맞춘 원두를 이론과 경험을 토대로 맛보여 주기 위한 설명을 한다. 매년 전국 바리스타 대회가 최소 10곳에 분야별 5개, 5등까지 선수라 계산하면 250명의 우수한 선수가 탄생하고 그중 일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매장을 시작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손님이 그곳을 찾아갈 것인가 궁금해지게 된다.

주변에 커피를 잘하는 바리스타가 많다. 집에서 커피를 직접 볶아서 마시는 숨은 고수들도 곳곳에 있다. 하지만, 커피를 잘한다고 장사까지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커피의 맛은 부족하지만 손님들로 만석인 매장도 있다.

바리스타의 영역은 마치 대학의 전공 분야의 한 과목처럼 제한된 직업의 영역이다. 창업은 커피를 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장사를 잘하는 것이 목적인데 마치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하고 자격증만 취득하면 장사가 잘 될 것처럼 착각을 하는 것이다.

장사는 하나만 잘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전공과 교양과목을 두루 잘해야 하는 것처럼 장사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이고, 마시고 매장문을 나서는 모든 과정까지 철두철미하고 과학적이며 심리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야만 장사가 잘 되는 것이다. 자격증 취득했다고 창업해야지 하는 순간 자신의 재산 일부가 사라질 수 있다.

커피를 잘 하는 곳이 되고 싶다면 커피만 바라보면 되고, 커피장사를 잘 하는 곳은 되고 싶다면 손님을 이해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