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임인년(壬寅年) 흑호(黑虎)
진주성-임인년(壬寅年) 흑호(黑虎)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02 17:1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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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임인년(壬寅年) 흑호(黑虎)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새해초가 되면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는 표현을 쓰지만 올해도 희망찬 새해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오미크론이라는 변이마저 생기면서 보건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기도 하다.

임인년은 호랑이의 해이고 올해는 흑호(黑虎)의 해다. 십간 중 아홉 번째인 ‘임’이 검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모든 동물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센 동물이다. 십이간지 동물 중 호랑이만큼 한국인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동물이 또 있을까.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알린 한국의 캐릭터는 ‘호돌이’와 ‘수호랑’이었다. 하물며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 부착된 상징 엠블럼도 호랑이다.

호랑이라는 용어는 범과 이리를 뜻하는 호(虎)와 랑(狼)에서 비롯했다. 원래 무서운 동물을 의미했지만, 후대로 가면서 범이라는 특정 동물을 일컫는 단어로 굳어졌다. 범은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 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등은 모두 범의 용맹함에 기대 불운을 막으려 했던 조상들의 풍습이다.

전통문학이나 설화 등에서도 호랑이는 매우 자주 등장한다.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 제목만 들어도 낯익은 각종 전래동화에서 호랑이는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동물이다. 설화 속 호랑이는 때로 인간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소통하고 선한 사람의 은혜를 갚지만, 때로는 포악하고 어리석으며 우스꽝스럽게 등장하기도 한다. 호랑이와 관련된 속담이나 고사성어도 많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등의 속담은 지금도 우리 일상에서 자주 쓰인다.

미증유의 괴질인 코로나19가 3년째 이어지면서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2022년 임인년 흑호해에는 액운을 물리친다는 호랑이의 기운을 듬뿍 받아 코로나를 물리치고 그간 움츠러들었던 어깨를 활짝 펴는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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