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신선한 재료
진주성-신선한 재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10 17: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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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신선한 재료

제철 채소와 과일이 제일 맛있다. 봄이면 신선한 봄나물 향이 가장 좋을 때이고 여름이면 달콤한 참외, 자두, 복숭아, 수박 등이 맛있고, 가을이면 사과, 배, 옥수수를 박스채로 사다 먹게 된다. 겨울이면 속이 꽉 찬 배추와 무를 사다 겨우내 먹을 김장을 하게 된다.

먹는 장사가 잘 되려면 신선한 재료가 있는 곳을 알아야 한다. 간장게장을 하는 후배 사장은 매번 신선한 암게를 구하느라 철책선 아래까지 안 가본 수산 시장이 없고, 알탕하는 사장은 매일 아침 삼천포항에 들러 제일 좋은 재료를 구하는 일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재료를 가공하고 맛있게 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맛있는 재료에 실력이 더해지면 다른 사람이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을 갖게 되는 것이다.

꽃을 선물하는 사람과 꽃을 받는 사람의 감동을 위해 예쁘게 포장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꽃집 사장이라면 싱싱한 꽃을 볼 줄 알아야 하고 싱싱한 꽃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경로의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식당은 밥이 맛있어야 한다. 가능하면 햅쌀을 사용하고 갓 지은 밥을 손님께 내놓아야 하는데 원가 좀 아껴보겠다고 묵은쌀이나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밥을 해서 묵은향 나는 공기밥을 내놓게 되는 즉시 그 가게는 손님들 발길이 끊어지게 된다. 특히 한국인은 오랫동안 밥심으로 살아온 만큼 좋은 밥에 대한 경험이 많아서 조금만 묵은쌀과 냄새가 나면 금방에 알아차리게 되는데 오로지 모르는 사람은 밥값에서 이익을 남겨보고자 생각하는 사장이다.

쓴맛만 있을 커피도 마찬가지다. 커피는 적도 중심 국가 대부분 나라에서 재배할 만큼 면적도 넓고 종류도 많아 맛과 향이 다양하다. 등급이 낮아 맛과 향이 부족한 생두부터 한 모금 마시는 순간 감탄사가 나올 만큼 훌륭한 커피가 있다. 한국의 카페 절반이 폐업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에스프레소가 어떤 맛인지 모르는 사장이거나 어떤 재료의 원두가 들어갔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폐업이 빠르다. 커피에서도 햅쌀처럼 햇콩이 있다. 갓 수확해서 가장 빠른 운송방법으로 들여와 어떠한 방법의 로스팅과 추출이라도 그 커피는 맛있을 수밖에 없다. 장사 안 된다고 간판 새로 달고 실내 장식을 바꿀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재료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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