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복지대도로 가는 길
우리나라는 지금 국운 상승기를 타고 있다. 그것은 선진국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증명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보아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휴지를 쓰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나라는 동남아에서 몇 개국 되지 않는다. 심지어 졸음쉼터에서는 편안한 음악까지도 들려준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 건널목에서는 할머니·할아버지가 힘겹게 폐지나 고물을 주워 담아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모습은 엄동설한에 석양빛을 받아 더욱 우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디서 무엇부터 잘못되었을까.
내가 보기에는 어르신들의 복지 문제이다. 복지는 일종의 문화이다. 나라의 국력은 대외적으로는 국방과 치안력으로 볼 수 있고 안으로는 소득분배와 복지혜택이 얼마나 균형이 잡혀있는가이다. 복지는 정치가들의 국민을 위한 안목에 의해서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우리가 선택하는데 왜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지내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바쁘고 세금 내려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데 고달픔이 지속하고 우리의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우리에게 세금을 걷어가서 온갖 행세를 다 하고 광을 내며 돌아다니는 그들을 이제 우리는 매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들이 우리 세금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제대로 쓰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뽑은 그 사람들은 우리 돈으로 우리 일을 맡은 사람들이니 그들을 만나면 우리가 고개를 숙일 것이 아니라 그들이 먼저 우리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고 우리의 말을 우선 들어야 한다.
임금이라는 존칭을 받아가며 과인이라는 별호도 스스로 중얼거리는 선조는 왜군이 쳐들어오니 가장 먼저 한양을 버리고 비를 맞으며 줄행랑을 치기 바빴고 피난길에서도 정쟁을 중단하지 않고 광해군을 괴롭히고 의병장들을 무고로 처형을 했으니 나라꼴이 어찌 되겠는가. 거기에는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위한 방어전략도 없었고 조국 강토를 지키겠다는 계획도 희미하여 자기가 지존이라고 불리는 이 땅의 안위는 손톱만큼도 없었다. 그저 하다하다 안 되면 명나라에 가서 사정사정하면 또 어떻게 되지 않겠느냐는 안일한 생각뿐이었다. 선조와 그 무리의 오판과 작태는 당시 조선 백성들의 반을 도륙당하는, 가히 300만 명에 이르는 무고한 우리 백성들이 귀와 코를 잃어가며 쓰러져갔으니 이 어이 통탄치 않으리오.
이성계의 조선건국은 동족의 가슴에 칼을 겨눈 역성 역적질이다 보니 처음부터 나라가 비틀거릴 수 밖에 없었고 국시를 불교에서 유교로 강권하는 바람에 나라는 백성을 챙기기보다는 명나라에 사대의 예를 챙기기에 바빴다. 나는 지금도 수시로 보이는 공자를 대성현이라 모시고 있는 향교를 볼 때마다 기가 막힌다. 국조이신 단군은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남의 나라 성인은 하늘 섬기듯 매년 제물과 큰절로 받들고 있으니 이게 과연 정신이 바로든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이성계의 조선은 군사력으로 고려를 뒤엎었고 정당성이 없으니 이를 인정받고자 명나라에 국명까지 의탁하였다. 힘으로 국권을 가졌으면 국명도 자기가 지으면 될 일이지 줏대라고는 1도 없었다. 주권의식이 있고 줏대가 있는 나라이고 군주였으면 상상도 못 하는 일이 500년을 지속했으니 결국 이성계의 조선은 일제에 보기 좋게 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필생의 각오로, 또 나라의 수명과 운명을 이어갔으니 이게 다 잘라도 잘라도 다시 일어나는 부추처럼 시퍼렇던 우리 대한의 국혼이 꿈틀거렸던 덕이었으리라.
나라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을 국시라고 한다. 쉬운 말로 국정 목표이고 방향이다. 우리나라는 서민의 나라이고 의병 의인의 나라이다. 그만큼 민도가 높다는 말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위기 때 영웅이 나타났으나 우리나라는 고조선 때부터 깨달은 성인이신 단군이라는 대성현이 나라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단군 성인께서 수많은 국민을 제자로 삼으시고 “너희는 인간과 세상에 홍익하는 삶을 두루 살고 도리와 이치로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라”고 가르치셨다. 그 가르침에는 사람 위에서 군림하고 으스대며 힘으로 지배하라는 점은 1도 없다. 세계가 격심한 경제경쟁 속에서 다투기 바쁘고 나라의 정국은 격랑으로 들어가고 있다. 서로 욕을 해대며 흠집 내기에 바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냉철하게 바라보고 차가운 가슴으로 저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운명은 앞으로 향후 10년이 좌우할 것이다. 평화적인 통일 한국을 지향하고 세계의 문화를 선도할 우리 대한민국의 줏대를 굳건히 하고 나라의 복지 대도를 위해 온 힘을 다 할 사람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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