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결혼식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1)
기고-결혼식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1.20 17:2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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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곤/창원 명작한방병원 총괄이사
김종곤/창원 명작한방병원 총괄이사-결혼식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1)

요즘 결혼식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결혼식 초대 단계에서는 종이로 된 청첩장 대신 모바일 영상 청첩장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종이 청첩장이 점점 사라져 가는 추세다. 그 모바일 청첩장에는 신랑-신부의 사진과 이름, 부모님의 성함, 예식 시간, 장소(예식장), 찾아오시는 길, 교통편 등이 모두 들어있다. 그런데 요즘은 혼주의 은행 계좌번호까지 알려주고 있다. 이 풍속은 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는데 역시 새로운 문화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전에는 직접 참석은 어렵고 봉투는 꼭 전해야 할 경우 누구 편에 보낼까 어떤 방법으로 전달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참 많았다. 이젠 간편하게 축의금을 전하고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매우 편리해진 셈이다.

그런데 결혼식 풍경으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대부분의 결혼식에서 주례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 점은 결혼식의 매우 중요한 한 부분이 바뀐 것이어서 다분히 역대급 큰 변화라 하겠다. 나도 결혼식 주례를 몇 차례 맡아 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 사실상 주례는 일단 맡게 되면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이다. 주례가 예식 시간에 늦으면 행사 자체를 진행하기가 어렵고 많이 늦으면 예식을 망치게 될 수도 있다(너무 늦는 경우 예식장에서 다른 주례를 급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교통 혼잡에 대비해 최소한 1시간 전에는 예식장에 도착해야만 한다. 만일 차가 너무 잘 빠져 1시간 반 이상의 시간이 남으면 예식장 부근 어디에서든지 시간을 좀 보내다가 예식장에 나타나야 한다. 반대로 주말이라 차가 너무 막히면 극도의 초초함을 떨치기 어렵다. 혹시 나 때문에 예식 진행을 못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하나 발을 동동 구른다. 주말에 서울 강남지역의 교통 혼잡이 두려운 경우에는 아예 지하철을 타는 경우도 많다.

주례사 준비도 늘 스트레스다. 신랑신부를 미리 만나 사귄지 얼마나 되었느냐, 서로 어디에 반했느냐, 정식 프로포즈는 했느냐, 취미는 뭐냐 등등을 미리 들은 다음 주례사를 잘 준비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주례사보다는 그 신혼부부에 맞는 맞춤형 주례사가 신랑신부와 하객들을 감동시키고 즐겁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강의 준비하듯 열심히 주례사를 준비한다.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주례사를 하시는 주례 선생님들을 보면 무척 존경스럽고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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