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청백리(淸白吏)
진주성-청백리(淸白吏)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2.17 17:10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청백리(淸白吏)

청백리란 조선시대의 이상적인 관료 상으로, 의정부(議政府)에서 뽑은 관료에게 주어진 호칭이다. 청백리를 뽑을 때는 관직 수행 능력과 청렴(淸廉), 근검(勤儉), 도덕(道德), 경효(敬孝), 인의(仁義) 등의 덕목을 겸비한 엘리트 중에서 선임했는데 조선시대에는 총 217명의 청백리가 있었다. 대표적 인물로는 맹사성, 황희, 최만리, 이현보, 이언적, 이황, 김장생, 이원익, 이항복 등을 들 수 있다.

한 예로 세종대의 황희(黃喜)와 맹사성(孟思誠), 성종대의 허종(許琮)은 장기간 의정에 재임하거나, 의정을 역임한 재상이면서도 초라한 집에서 궁핍한 생활로 일생을 보낸 인물로 조선시대 청백리 재상의 표상으로 칭송되고 있다. 또 태조 때의 심덕부(沈德符)는 재상을 역임하면서도 백성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거친 조밥을 먹었다고 한다. 반면 백성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과도한 세금을 착취하여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져 흥청거리는 탐관오리도 적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옛 청백리를 본받아 어떤 기업체에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하는데도 있고, 중앙정부나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청렴도 심사를 하여 그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고 시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임기가 끝나면 청렴치 못했기 때문에 지탄의 대상이 되어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요즘은 3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쟁이 심각한 셈이다. 여(與)든 야(野)든 국민을 위한 신선한 공약보다는 상대방의 허물을 들추어내어 공격하기에 바쁘다. 사람은 성인(聖人)이 아닌 바에는 누구든 실수도 있을 수 있고 잘못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깨끗이 잘못을 시인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될 일을 건성으로 입에 발린 말로 변명을 하려고 하니 문제가 증폭되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후보 부인들의 허물까지 온 언론을 시끄럽게 하고 있으며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의 말장난도 도가 넘었다. 누가 보아도 뻔한 일을 자기당 후보를 감싸기 위해 늘어놓는 억지주장은, 국민들의 수준을 어떻게 알고 하는 말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성인이라면 아무리 같은 당이라도 잘못은 시인하고 고치려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억지로 늘어놓는 변명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국민의 공복으로서 고위 공직에 있었고, 또 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사람이 청렴하지 못했다면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