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평판에 좌우되면
기고-평판에 좌우되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3.03 17: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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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곤/창원 명작한방병원 총괄이사
김종곤/창원 명작한방병원 총괄이사-평판에 좌우되면

외부나 타인에게서 쏟아지는 평판에 좌우되면 그 인생은 좋은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이 추켜세우든, 험담을 하든 그것들이 우리 삶에 미치는 실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

평판이나 명성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다보면 우린 스트레스를 받고 내상을 입는다. 투자가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못마땅해 하지만 정작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할 때 행복하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은 나를 칭찬하지만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만족감이 없을 때 불행하다”

자기가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 매진할 때 세상의 여론이나 사람들의 평판에는 초연할 수 있다. 여론이나 비난에 좌우 된다면 그의 삶은 불행해지고 흔들리게 된다.

제이크 듀시의 ‘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중에서 사람이 살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한다. ‘그 사람, 무책임하다’는 평판이다. 그런 평판은 불명예를 넘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땅바닥에 내팽개치는 일이다. 책임을 지는 태도는 사람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책임감도 자란다. 태산 같은 책임감도 자신에게 맡겨진 작은 일에 책임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독일의 모든 CEO들의 서류가방에는 이 사람의 책이 있다는 평을 듣는 롤프 도벨리의 책 ‘불행 피하기 기술’에는 영리하게 인생을 움직이는 52가지 비밀을 다루고 있다. 인생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주는 52가지 생각 중 하나가 ‘생각보다 평판은 중요하지 않다’이다. 그러면서 세계적 명망 있는 사람들은 세상적 평판보다 자신의 일에 골몰한다고 했다. 거기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1966년생인 그리고리 페렐만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수학자로 꼽힌다. 그는 2002년 수학의 7대 난제 중의 하나를 풀었다. 나머지 6개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그 공로로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필즈상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상이다. 그러나 페렐만은 수상을 거부했다.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여하는 백만 달러에 이르는 상도 거부했다. 직업도 없이 어머니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작은 아파트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돈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수학만이 중요하다. 세상이 그와 그의 업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건 그의 관심 밖이다. 자기의 과제 외에는 세상의 상벌이나 평판에 초연한 모습이 자랑스럽다. 우린 얼마나 세상적 인정과 칭찬에 목말라 있는가? 그리고 작은 평가에도 마구 좌우되는 우리들이 아닌가? 작은 비난에도 좌절한다.

1980년대 말에 신시아 하이멜은 ‘사람은 명성을 얻는 순간 괴물로 변한다’라고 쓴 뒤 아주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세 사람의 이름을 말한다. 유명해지기 전부터 그녀가 알던 아들이었다. ‘그들은 한때 더없이 유쾌한 인물이었으나 지금은 신적인 존재가 되어 지독한 분노를 뿜어내곤 한다’ 사람이 명성과 인기에 파묻히면 모든 성격 결함과 못난 부분이 전보다 두 배는 더 나빠진다. 하이멜의 ‘나 없이 못 산다더니 왜 아직 살아 있어’에서의 인용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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