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뢰 회복이 답이다
기고-신뢰 회복이 답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3.09 20: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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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곤/창원시 성산구 상남로 126 4~5층 상남동(세종엠필드) 명작한방병원총괄 이사
김종곤/창원시 성산구 상남로 126 4~5층 상남동(세종엠필드) 명작한방병원총괄 이사-신뢰 회복이 답이다

국가적 과제는 경제도, 국방도, 외교도 아니다. 새로운 대통령과 새 정부의 우선적 과제는 외양적 물량적인 것이 아니다. 국민간 신뢰의 회복이다. 여야간, 빈부간, 도농간, 보수진보간, 지역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론의 통합은 어떤 일보다 시급하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신뢰가 세워지면 우리 국가는 무한한 발전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OECD ‘2016 사회지표’에서 정부신뢰도 43개국 중 29위, 타인에 대한 신뢰 35개국 중 23위를 차지한 저신뢰 국가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국제 비교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50달러의 돈을 지갑에 넣고 이름을 표시한 후 1100개를 길거리에 떨어뜨려 놓았다. 그다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인을 찾아주는지를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전체 평균 회수율은 50%를 약간 웃돌았다. 한 푼도 없어지지 않고 지갑 회수율 100%를 기록한 곳이 있었다. 인구 13만의 덴마크 북부 도시 올보르였다.

이런 초고도 신뢰사회를 만드는 비결에 대해 작 말레네 뒤달은 이렇게 말했다. “신뢰가 행복의 제 1조건이지만 어떤 국가도 신뢰사회를 출범시킬 수는 없습니다. 개개인이 먼저 시작해 신뢰의 거대한 원을 형성해야죠. 바로 당신부터요” 미래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도 “신뢰 기반이 없는 나라는 사회적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선진국의 문턱에서 좌절한다”고 말했다.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의 요점을 물었을 때 공자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고 답했다. 넉넉한 경제력, 튼튼한 국방력 그리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는 것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이 셋 중에서 부득불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공자는 병(兵)을 버리라고 했다. “다시 양식과 신뢰 가운데 부득불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요?” 공자는 “양식을 버리고 신뢰를 남겨야 한다.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그 나라는 한순간도 존립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공자는 인간관계에서의 신의를 우마차의 멍에에 비유하였다. “멍에 없는 수레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듯 신의 없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헨리 나우웬은 ‘죽음, 가장 큰 선물’이란 자기의 책에서 공중 곡예사 로트라이히와의 대화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는 공중날기를 할 때 저를 잡아 주는 사람을 완전히 믿습니다. 대중들은 나를 스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짜 스타는 나를 잡아 주는 조우입니다. 그는 1초의 몇 분의 몇까지 맞힐 만큼 정확하게 내가 갈 자리에 와 있어야 하고 내가 그네에서 크게 점프할 때 공중에서 나를 잡아채야 하니까요”

그리고는 계속 말했다. “공중을 나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잡아 주는 사람이 모든 것을 하지요. 이것이 서커스의 공중날기의 비밀입니다. 저는 그냥 팔과 손만 뻗으면 됩니다” 완전한 신뢰가 공중을 나는 성공의 비결이다. 몸을 던지는 사람이나 잡아주는 사람이 서로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신뢰는 서커스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영역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여야 한다. 신뢰 없는 정치, 경제, 교육, 행정은 제대로의 기능을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 사회나 공동체나 어떤 조직에서나 신뢰는 생명과 같은 끈이다. 이 끈이 끊어지면 모두가 넘어진다. 와해된다. 공멸한다.

우리 시대에 이보다 더 적절한 처방은 없다. 선진국으로 도약 단계에서 신뢰가 국민간 세워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애써온 공든탑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악의, 적대감, 원한, 적의를 제발 버리고 상호 신뢰의 아름다운 사회를 이룩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워하는 사람, 의심하는 사람 없는 서로 믿고 의지하고 도와 신뢰의 탑이 구축되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의 앞날이 빛날 것이다. 축복이 임할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나온다. 국가적으로 얼마나 경하스럽고 복된 일이겠는가! 그러나 작금의 상황에서 상호 불신의 상태는 하나의 당선은 다른 하나의 재앙이 될 수 밖에 없다. 절반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집권 내내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었던지 간에 반대가 증오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극단적인 양극화와 가짜뉴스가 양산하는 적대적 양극화는 한국 사회를 신뢰 없는 나라로 만들 것이고 이런 정치적 불행이 사회 전반에 파급되며 골이 되고 문화가 된다는 것은 우리의 장래를 위해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최우선의 과제는 국가 신뢰 회복의 과제여야 한다. 신뢰 회복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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