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홀로서기
진주성-홀로서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3.14 17: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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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홀로서기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중국집을 운영한 반장이 제일 부러웠다. 일 년에 한 두 번 짜장면을 먹는 날이 가장 큰 외식이자 행복한 날이었던 것처럼 짜장면은 어른이 된 지금도 밥 때를 놓쳤거나 입맛이 없을 때 언제든지 들려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서너 젓가락 흡입하면 금세 하얀 짜장 그릇의 바닥이 보이도록 맛있게 먹는다.

입대하기 전 아르바이트로 짜장면집 배달을 했었다. 출근하면 사장은 주방장 깨워오라는 일부터 시작을 했었고 주방장이 나오기 전까지 눈물 흘리며 양파 채썰기를 끊임없이 하는 일이었다. 주방장이 전날 술을 많이 마셔 출근이 힘든 날이면 사장은 부지런히 주방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만들었고, 나는 오토바이로 배달 다니기 바빴다. 만약, 사장이 요리하지 못하고 주방장만 바라보고 장사를 했다면 사장이 개발한 사골 육수로 만든 짬뽕을 많은 사람들이 맛보지 못했을 것이며 그 중국집은 오랫동안 장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전보다 지금이 사람 구하기 어려운 인력난과 책임감 없이 음식을 조리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경쟁 시대이니만큼 전문성이 필요로 한 시대가 되었다. 구인란에 ‘가족처럼 일해요’ ‘식구처럼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는 문구는 옛말이 되었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

단골을 만들어 내려면 사장은 모든 메뉴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다수로부터 인기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얼이 있어야 한다.

사장은 직원에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의지하는 순간 갑을 관계가 바뀌고 사장으로부터 배울 게 없고 희망을 품지 못하는 곳이라면 가게 운영은 오래가지 못한다. 직원이 사장과 같이 오랫동안 일하고 잘 꾸려 갈 수 있는 원동력은 직원도 성공할 수 있는 희망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

카페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외형적 예쁜 카페나 바리스타에 의존 또는 가맹점 업무 매뉴얼에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사장은 혼자다. 사장은 외롭고 혼자서기에 익숙해야 한다. 사장은 메뉴개발과 마케팅과 조직관리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사장’이라는 명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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