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봄철, 골프
아침을 열며-봄철, 골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4.04 17: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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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봄철, 골프

온통 세상이 벚꽃으로 야단법석이다. 오랜만에 끼리끼리 이 아름다운 봄날의 꽃구경을 즐기는 모습이 교정 곳곳에서 펼쳐진다. 무려 3년 만에 이뤄지는 ‘대면수업’으로 대학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고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이 그득해 보여 보는 이조차 즐겁다. 특히, 신입생들의 활기찬 모습은 더 없이 보기 좋다. 아니 너무나 생기롭고 예쁘게 보인다.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입학을 했을까하는 짠한 마음도 있다. 벌써 3학년이 되어버린 코로나19의 학번들에게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뿐이다.

다행히도 전면 대면수업과 지난 3월 21일부터 시행된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해제가 시작되면서 막혔던 하늘길이 뚫려서 해외로의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한결 가뿐해진 일상도 느낀다. 벌써 홈쇼핑 여행권은 300%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하니 가뿐해진 일상에 대한 반증이라 생각된다. 필자(筆者) 또한 조만간 가족 방문을 위한 해외 방문을 계획 중이라 설레는 기분을 억누를 수 없다.

겨우내 움츠렸던 골퍼(golfer)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연습장에서 갈고 닦았던 실력 발휘를 해 볼 기회가 온 것이다. 겨우내 시리던 손으로 겨우 쳐서 그린(green)에 올렸던 공이 야속하게도 통통 튀어나가던 것이 안착(安着)된다. 그러나 아직은 그린과 잔디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골프를 즐기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신에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보랏빛 제비꽃이 반겨준다. 이즈음에서 봄철 골프를 더 즐기는 몇 가지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첫째, 너무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다. 너나없이 이 봄날의 골프를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다. 그러나 연습한 만큼 성적이 좋아지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실망스럽다. 기대치가 높으면 높은 만큼, 연습량이 많으면 많은 만큼 그리고 나이가 젊으면 젊은 만큼 결과에 실망스러움을 느낀다. 그러니 천천히 봄날 골프를 시작하기를 바란다. 연습한 만큼 골프가 잘 된다면 누구나 프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골프’라는 운동은 종종 정 반대의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무척 당혹스럽게 만든다.

둘째, 주변의 경치를 볼 줄 아는 여유를 가지자는 것이다. 언급했던 것처럼 자연의 변화는 오묘하기 그지없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새파란 잔디가 올라오고 단풍이 진다. 최근 인근 골프장에서 잘 분재(盆栽)된 나무를 보게 된 적이 있는데, 동반자로부터 분재 과정의 어려움을 듣고 보니까 ‘정말 기가 막힌 작품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간 골프장도 아닌데 늘 보던 분재된 나무가 동반자의 말 한마디로 주변의 나무들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공 치기도 바쁜데 언제 경치를 보냐는 볼멘소리도 하겠지만, 여유로움으로 자연과 골프를 대한다면 그 시간들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확신한다.

셋째, 동반자에게 감사하자는 것이다. 골프 동반자는 짧게는 4~5시간, 식사까지 곁들여지면 길게는 7~8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이다. 같은 시간대에 나를 위해서 귀한 시간과 비용임에도 선뜻 나서준 사람이다. 그러니 동반자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배려(配慮) 또한 잊지 않는다. 가끔 불편한 동반자들이 있다. 잘 안된다고 화를 내거나 투덜댄다. 고의는 없어 보이지만 내기(bet)판에서 타수를 잘못 세거나 심지어 속이는 사람도 있다. 한 번 동반자는 영원한 동반자다. 행여나 다시 불러주지 않으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22년 봄 골프가 시작되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는 그 탄생 이래 단 한 번도 같은 날씨가 없었던 것처럼 골프 스윙 역시 단 한 번도 같은 스윙이 없음을 깨달으면 어렵다는 골프가 이해되고 쉬워 보인다. 같은 스윙이 없다고 했으니 지금까지 수없이 행했던 지난 스윙이나 앞으로 행해질 내일의 스윙은 당연히 처음 하는 스윙이다. 처음 하는 스윙에서 실수가 동반됨은 당연지사(當然之事)다.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현명한 골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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