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흐르면 수승화강
아침을 열며-흐르면 수승화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4.18 17: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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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흐르면 수승화강

머리에 생각이 많아지고 쌓이면 우리 몸에서는 가슴 위로, 머리로는 열이 모이지만 윗배부터 아래쪽으로는 차가워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상열하한이라고 한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상열하한의 현상은 우리 속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평균연령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그만큼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고 정부에서 부담하는 의료비는 증가하고 있고 이를 떠받치는 국민 세금도 만만치 않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은 예전보다 몸을 쓰기보다는 뇌를 더 많이 써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인공지능 컴퓨터가 개발되고 뇌에 칩을 이식하는 기술이 연구되는 등 이전보다 더욱 더 빠른 속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뇌에 관한 연구도 더욱 여러모로 이뤄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인간이 인간 뇌를 다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의 염려가 머지않아 해소될 수도 있다. 또한, 2020년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펜데믹 현상으로 인해 사람들의 육체적 활동량은 현저하게 줄고 대신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OTT 사업과 화상회의가 많이 증가해 이전보다 뇌를 더 많이 사용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듯 시대가 뇌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환경으로 변화하면 우리 몸에는 그에 따른 변화가 나타난다. 뇌를 많이 쓰면 당연히 뇌는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시대적으로 상열하한 상태가 되기 쉬운 조건인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수승화강은 그 길을 잃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라는 우울증과 분노가 증가하고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으며 이는 무계획, 무동기 범죄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천인상응이라고 하여 천지 대자연과 사람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천지 대자연이 우주라고 본다면 인간은 소우주라 할 수가 있고 대우주인 천지자연이 운행하는 원리는 소우주인 사람에게도 역시 통용된다고 본다.

한편 수승화강이란 수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화 기운이 아래로 내려간다는 뜻인데 대우주, 즉 천지 대자연의 관점에서는 태양의 화 기운이 땅을 따뜻하게 비추고 물은 수증기가 되어 위로 올라가는 순환의 원리를 이룬다. 즉 수승화강은 정상적인 생명력이 작용해서 천지 기운이 조화와 균형을 이뤄 운행하는 상태를 이르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다.

사람의 관점에서 수승화강은 오장육부 가운데 화 기운에 해당하는 심장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고 수 기운에 해당하는 신장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승강운동을 이룬다. 이른바 정상적인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한의학 서적이자 기초 의학적 원리가 담겨있는 가장 오래된 ‘황제내경’에서도 수승화강과 관련된 구절이 실려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기가 상승하여 극에 이르면 하강하는데 하강은 천기의 작용이다. 천기가 하강하여 극에 이르면 상승하는데 상승은 지기의 작용이다. 천기가 하강하여 기가 땅에 이르고 지기가 상승하여 기가 하늘에 오른다. 그러므로 천지의 기가 상하에서 서로 감응하고 상승과 하강이 서로 원인이 되어 변화가 일어난다’라는 뜻이다. 천기와 지기 즉 수 기운과 화 기온이 올라가고 내려오는 순환을 통해 천지 대자연에서 생명력이 작용해 변화가 일어난다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수승화강이라는 원리가 언급된 또 다른 문헌으로는 허준 선생께서 저술하신 동의보감을 들 수 있다. 동의보감 내용 중 공진단의 효능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공진단이 스승 하강을 만들어주는 효능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렇듯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은 한결같이 수승화강을 강조하고 있다.

수승화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열하한증이 발생한다. 머리는 뜨거워지고 아랫배는 식어 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생명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몸의 여기저기서 적신호가 켜지고 통증을 부르며 의욕이 떨어지며 쑤시거나 아프기 시작한다. 가슴은 답답해지고 머리는 무겁고 식용부진에 손발이 차가워지며 입안이 쓰고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소변을 자주 보거나 요실금 현상이나 변비도 오기도 한다. 정신적으로도 불안, 초조, 우울, 긴장감을 가지고 분노를 참지 못하며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등 육체적 기적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병리적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양한 가르침이 있으나 내가 주로 하는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발바닥을 치는 것이다. 적당한 크기나 무게를 지닌 대나무 작대기를 잘 다듬어 준비하여 매일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의자에 앉아서 양 발바닥 용천혈을 중심으로 번갈아 치게 되면 머리로 치몰렸던 기운이 발바닥으로 내려가며 인체에서 수승화강이 되도록 한다. 또한, 생활체육 국학 기공을 한다. 국학 기공은 그야말로 운동원리가 수승화강 자체라고 할 만큼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침과 뜸도 그 효과가 크다. 나는 무릎 아래를 주로 뜸을 뜬다. 발가락 발톱 위에도 뜸을 뜨기도 하는데 머리에 쏠린 기운을 신속히 내리는데 특별한 효과가 있다. 뜸의 크기는 작은 것부터 시도하여 서서히 크게 하면 된다. 늘 ‘수승화강이 된 자라야 진인이다’는 말을 새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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