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P 엔터테인먼트 김동환 대표, 아이디어로 이겨낸 위기
K2P 엔터테인먼트 김동환 대표, 아이디어로 이겨낸 위기
  • 강미영기자
  • 승인 2022.06.01 17:53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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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중심 활동으로 지역문화 활성화 시키고파”
▲ K2P 엔터테인먼트 김동환 대표는 “환희와 전율을 선사하는 현장 공연을 통해 지역공연 문화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용규기자

코로나로 인한 공연문화 위기를 ‘아이디어’로 슬기롭게 극복해

시골 펜션서 가수와 함께 즐기는 ‘황제 콘서트’ 큰 호응 입소문
‘대한민국 희망콘서트 진주’ 6월 11일 경남문화예술회관서 개최


지난 2년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연·문화계는 견디기 어려운 혹한기를 겪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기획됐던 공연과 행사가 수차례 연기·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많은 엔터 업계가 골머리를 앓았다.

서부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연 사업을 펼치고 있는 K2P 엔터테인먼트 김동환 대표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오로지 가수들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2년 간 고군분투 했다는 그는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아이디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동환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창립한 공연·연예기획 전문 K2P 엔터는 진주에서 시작했던 주식회사 성우 엔터테인먼트를 전신으로 한다. 하지만 창립 당시에는 코로나가 이렇게 길어질 줄 예상하지 못 했다”면서 “코로나 초기에는 큰 영향 없이 먼저 계약이 됐던 업무를 진행했지만 국내에서 전파되기 시작하자 국가와 지자체가 행사에 압력을 주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울진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기부콘서트에서 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진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기부콘서트에서 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은 지자체 뿐만 아니라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행사가 점차 하나 둘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곤란한 일이 벌어졌다. 엔터사는 공연을 위해 가수들에게 개런티를 지급하는데, 행사 날짜가 미뤄지면 개런티를 돌려받는 게 아니라 연기된 날만큼 가수들이 보유하게 된다. 회사 입장에선 돈이 묶여있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묶인 금액이 모이고 모여 엔터사의 생활고를 부르게 됐다. 당시 업계 종사자 일부는 사업을 포기하거나 투잡을 뛰면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힘썼다. 김동환 대표도 다를 바 없었다. 회사와 가수, 모두를 포기할 수 없던 그는 사업자금을 유용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김 대표의 해결책은 ‘황제 콘서트’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황제 콘서트란 그 당시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았던 외딴 지역의 펜션을 방문해 그곳 숙박객을 대상으로 펼치는 디너쇼 형식의 공연이었다. 가수와 직접 교류하며 공연과 캠핑을 함께 즐기자는 이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대성공이었다. 높은 호응을 받으면서 입소문이 퍼졌고, 덕분에 회사에서는 한 시름을 덜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코로나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선 김 대표는 이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각종 사업을 소화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그는 “현재는 회사가 새로운 공연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방향보다는 지자체가 공연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서 양질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Ref 이성욱 공연.
Ref 이성욱 공연.

엔터 업계에서는 드물게 일반인 출신인 김동환 대표는 관객들에게 무대를 선사하고, 지역에 더 많은 문화를 전하고 싶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체육학과를 졸업해 경호업체에 일하면서 엔터 관계자들을 만나게 됐고 이를 인연으로 엔터 업계 일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 업무를 배울 때, 무대의 화려함 뒤에는 이를 도와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수많은 직원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공연을 향한 노력과 열정도 몸소 체감했다”고 밝혔다.

더 좋은 공연을 빚어내기 위해 호주에 가서 연수까지 받고 왔다는 그는 “처음에는 무대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서 한정된 예산과 실제 공연을 조율하지 못 해 오히려 행사를 마쳤는데도 적자를 보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고 웃어 보였다.

김 대표는 학창시절 진주에서 밴드의 꿈을 키우며 자라기도 했다. 그만큼 지역사랑이 각별하다는 그는 서부경남의 공연문화 조성에도 힘을 쏟아 지역민들이 문화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진주교육대학교와 연계한 신인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울진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기부콘서트도 그런 목적에서 실시됐다.

오는 6월 11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stand up! 대한민국 희망콘서트 진주’도 맥락을 같이 한다. 트롯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홍자를 비롯한 신유, 설하윤, 김현민, 김혜진 등 화려한 라인업들은 남녀노소 모든 관객이 어울릴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지(izi) 오진성 공연.
이지(izi) 오진성 공연.

김 대표는 “이번 콘서트는 엔데믹 전환 속에서 지역민들에게 문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개최했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아티스트들이 여전히 관객들 옆에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며 “또한, 진주와 진주시민을 위한 공연인 만큼 공연 수익금의 일부는 진주시를 통해 기부할 예정이다”고 했다.

또한, 진주의 문화적 여건이 발전하기를 바란다면서 “사천의 경우 진주와 남해의 중간 위치와 빼어난 자연경관 등 지리적 이점을 문화생활과 어우러지게 하고 있다. 하지만 진주는 아직까지 공연문화에 있어서 여러 아쉬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적절한 문화기반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유등축제나 개천예술제 등 축제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타 지역처럼 꾸준히 유입인구가 들어올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있어야 한다”면서 “또 스포츠센터, 문화센터 등 다양한 기관을 준공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데다 ‘진양호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경우 형식적인 면에만 치우쳤다”고 부연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김 대표는 그 시절을 단순히 불운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값진 경험으로 여기며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나갔다. 엔터사의 대표로서 가지고 있는 그의 꿈은 어찌 보면 단순하기도 하다. ‘더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

“공연장을 찾아와서 느끼는 직접 현장의 감동은 활자나 영상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문화 환경이 열악한 지역민들에게 이런 환희와 전율을 선사하고 싶으며, 서부경남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무대를 마련하도록 하겠다”
강미영기자

가수 비쥬 공연.
가수 비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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