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여름의 시작 하지(夏至)
진주성-여름의 시작 하지(夏至)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6.19 17: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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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여름의 시작 하지(夏至)

절기상으로 내일(6월21일)이 하지(夏至)다. 하지는 1년 가운데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이날은 새벽 5시도 안 되어 훤하게 밝아오는 아침 기운이 힘차고, 저녁 8시까지 붉은 광채가 남아있는 날이다. 하지에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은 14시간35분이 넘는다. 밤 시간(9시간25분)보다 5시간 넘게 길다.

하지가 지나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삼복(三伏)이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철 삼복은 화기(火氣)가 가장 높아 과잉열기로 인해서 모든 생물을 지치게 하는 때이다. 복(伏)자는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로, 사람이 개처럼 축 늘어져 엎드려 있는 형상을 본뜬 글자다. 한마디로 삼복더위에는 사람이고 개고 축 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가 지나고 장마철이 끝나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시기다. 폭염이 시작되면 홀몸 어르신 등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이 크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빈곤층 어르신과 연고가 없는 홀몸 어르신들은 폭염이 치명적인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 어르신들이 무더위 속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되면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어르신들이 폭염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반의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여름은 지구온난화의 영향 때문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주기도 빨라지면서 봄이 사라지면서 숨 막히는 더위는 여름철 당연한 현상이 되고 있다. 이는 자연과 환경을 파괴한 인간에게 돌아오는 업보(業報)라고 할 수 있다.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고 폭염일이 더욱 늘어나는 만큼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절실하다. 행정기관에서 폭염대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어 안심은 되지만, 폭염대응에도 취약 어르신들은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홀로 사는 빈곤층 어르신들은 폭염에도 전기요금 걱정으로 선풍기조차 맘대로 틀지 못한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홀로 어르신들에에게 냉풍기나 선풍기 등 냉방용품을 지원하는 등 대책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객지에 나간 자녀들도 여름철에는 어른들이 잘 계시는지 틈틈이 안부 저화를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어르신들은 지금의 우리나라를 잘살게 만든 주체들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약한 존재인 어르신들이 올해 여름을 잘 나실 수 있도록 행정기관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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