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국민은 속이 탄다
진주성-국민은 속이 탄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19 17:1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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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국민은 속이 탄다

장마라면서 남부지방에는 소나기도 한줄기 내리지 않고 불볕더위가 목덜미를 볶아대더니 엊그제 밤부터 비가 내려더니 시원해졌다. 여름은 불볕더위가 다글다글 볶아대야 제맛이지만 간간이 청량감을 즐길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멋이고 맛이다.

우리 정치도 무더위에 소나기 내리듯이 시원하게 정국을 풀어 가면 좋으련만 대추나무에 연줄 걸리듯이 뒤 헝클어져 국민은 속이 탄다. 여의도는 와글와글 용산은 불쑥불쑥 정부는 갈팡질팡 양산은 고래고래 노조는 이판사판 물가는 고공행진 국민 속은 부글부글, 세상이 뒤죽박죽이다. 의사당 시계는 멈춰 세워놓고 여당은 과거사 잡고 물고 늘어지고 야당은 헌 보따리 움켜쥐고 안간힘을 쓴다. 구석구석 후비고 파내서 끝장을 보자는 여당이나 누더기 보따리 끌어안고 안 내놓으려고 실랑이하는 야당이나 금 저울로 달아도 한치의 기울어짐이 없을 것 같다.
캐고 밝힐 것은 담당부처로 넘기고 다음 일머리를 찾아야 할 건데 옳다구나 하고 이번 판에 숨통을 아예 끊어보자고 작정을 하고 미주알고주알 후벼 파내서 끝장을 보려는 여당도 역겹다. 야당도 그렇다. 나름대로 중지를 모아서 한다고 했는데 그런 흠이 생길 줄은 몰랐다 하고 상응한 조치에 따르겠다 하고 털털 털어버리면 국민도 고개를 끄덕일 것인데 깨진 뚝배기 조각 맞춘다고 둘러앉아 궁색한 변명만 버벅거리고 있으니 국민은 속이 터진다.

왕배야 덕배야 하며 언제까지 물고 뜯고 씹어봐라. 나라는 깡통 차고 국민은 쪽박 찬다. 여당도 야당도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당이다. 다 같이 존중받을 가치의 값을 못 하고 있으니까 국민은 귀를 기울였다가도 달밤에 개 짖는 소리쯤으로 취급하고 돌아앉아 버린다. 이준석이 무등산으로 가고 박지현이 국회 정문 앞에 서고 언론은 허접한 쓰레기통이나 뒤적거리는 것은 정치가 너덜너덜 다 떨어져서다.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고 박지현이 비대위원장이 될 때 ‘이건 아니다’ 하고 어른들이 제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갈팡질팡했으니 자승자박이고 자업자득 아닌가. 마음 고쳐먹고 자세 바로잡기 전에는 희망은 없다. 더구나 한참 잘못되었다며 새로 시작하자고 국민이 등 떠밀어서 염에도 없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는데 대통령실에서 들리는 소리마다 귀를 의심하게 하니 국민은 조마조마하여 연일 가슴만 졸인다. 여야는 품위 제대로 찾고, 윤 대통령은 국민이 무엇에다 희망을 걸고 대통령으로 뽑았는가를 한 번 더 되새겨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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