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정의는 무엇인가정의는 한 마디로 규정하기가 참 어렵다. 이것은 동남아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겨울철에 내리는 눈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차라리 이곳 마산에서 3.15의거나 4·19혁명을 한번 설명해 주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 쉽다. 정의에 대해서 말이 많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삶에서 성취동기나 목적 수준이 매우 높고 보편적 복지나 물 샐 틈 없는 행복을 계속 추구하는 데 있어서 기득권들의 폭주나 전횡을 두고 보지 못하는 의로운 의식을 가진 이가 많아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정의는 인간관계나 사회관계 속에서 꿈틀거리는 관계의 힘이다. 그것은 모양으로 구체화하여 있지 않고 일정한 격식도 없다. 폭력과 아집이 아닌 오직 용기와 배려의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구사하는 관계 속에서의 밝은 에너지이다. 그것은 일정한 에너지가 실리면 힘을 발휘하고 임계점이 오를 때까지 쉬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의는 명제가 아니고 진행형인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정의는 무엇인가로 말할 것이 아니라 정의는 어디로 향하는가로 말하고 싶은 것이다. 정의에 관한 베스트셀러인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책이 우리나라에서 무려 200만 권 이상 팔렸고, 저자는 우리나라에 와서 특별강연도 열었다.
미국의 역사보다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연구해보면 정의는 다소 쉽게 이해된다.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워 지킨 정의의 역사는 공식적으로 1000회 이상 되니 침략이라는 불의에 정의의 혼들이 얼마나 빛이 났겠는가. 우리나라는 이승만 정권 이후를 보더라도 정의와 불의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마산합포구의 자산동에 있는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에는 3.15부정선거에 맞서 싸운 시민들을 향해서 발포한 총탄 자국을 선명하게 표시해 놓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염원과 함께 불의에 항거한 그 혼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이다. 정치 철학자 마이클 셀덴이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말고 나면 정의는 무엇인가 후속작이 금방 나올 듯하다.
우리나라 정의라는 명제의 숨결은 아주 멀리서 시작된다. 천손으로서의 법통 줄이 시들어져 가던 삼국시대부터 본격화된 지배층의 소유욕은 끊임없이 도전을 받았던 서민들의 보편적 복지를 향한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가 평온할 때는 가진 자들과 못 가진 자들의 정의를 향한 힘겨룸이 있었고 침략을 받았을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침략이라는 불의에 맞서 무려 30여 년 이상을 싸우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 정의라는 의미를 공부하기로는 정말로 좋은 소재이고 그것은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다. 정의는 책을 쓸 정도로 그리 거창한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을 앞세우기보다 2000년 이상 앞서서 이 정의를 실현할 그 날을 그리며 싸워왔고 지금도 전진하고 있다. 정의는 단순히 의로운 일이 아니다. 그 껍질을 벗기면 양심과 정직과 진실, 책임감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양심 불량과 거짓과 허위, 무책임으로 일관한 정치나 제도, 사람과 구조는 늘 정의라는 이름으로 철퇴를 맞았다. 우리나라에서 정의가 아직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아 다행스럽다. 37개국으로 번역된 베스트셀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려서 다행스럽다.
우리나라에서 정의는 아직 젊다. 그가 활동하는 모습은 여기저기서 크든 작든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의로운 나라이다. 그래서 외국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찾아오고 있다. 정의로운 사람은 가슴이 뜨겁다. 내일의 비전이나 꿈이 선명하다. 보라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은가. 우리 한번 정의롭게 살아 가보자.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