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연꽃처럼 살자
진주성-연꽃처럼 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24 16:4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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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연꽃처럼 살자

여름의 중심으로 들어서는 요즈음 곳곳에 연꽃이 만발해 눈요기를 선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남에는 유독 연꽃 명소가 많다. 진주에는 정촌 강주연못이 연꽃으로 유명하고 함양 상림공원과 함안 연꽃테마파크, 고성 상리연꽃공원도 연꽃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연꽃은 꽃송이의 크기도 크기지만 매우 아름다워서 ‘꽃 중의 꽃’으로 불리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에 사찰과 거리에 내거는 등(燈)도 연등이다. 이는 연꽃이 불교의 정신을 담아내고 있는 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연꽃은 불교의 꽃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꽃이다. 사찰의 단청 문양도 연꽃으로 단장되어 있다.

연꽃이 불교를 상징하게 된 이유는 아기 부처님 탄생과정에 연꽃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룸비니동산에서 아기 부처님이 탄생 하실 때 마야부인 주위에는 오색의 연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또 부처님이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있을 때 연꽃이 솟아올라 아기 부처님을 떠받들었다고 한다.

불경 〈화엄경탐현기>에서는 “연꽃이 향(香), 결(潔), 청(淸), 정(淨)의 네 가지 덕을 가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불보살이 앉아 있는 자리를 연꽃으로 만들어 연화좌 또는 연대라 부르는 것도, 번뇌와 고통과 더러움으로 뒤덮여 있는 사바세계에서도 고결하고 청정함을 잃지 않는 불보살을 연꽃에 비유한 것이다.

연은 더러운 진흙 속 연못에서 자라는 데도 언제나 청정한 자태를 유지한다. 연꽃은 불교의 진리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꽃은 꽃잎이 지고 씨방이 여물어가지만 연은 꽃이 피면서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 원인과 결과가 늘 함께 하는 인과(因果)의 진리를 연은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수행자의 덕목을 연꽃에 비유하곤 한다. 진흙 속에서도 고귀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수행자 역시 세속의 번뇌에 물들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맑고 향기롭게 피어나 세상을 정화하라는 의미다.

연은 불성(佛性)으로도 비유된다. 물속의 연꽃 씨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썩지 않고 있다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 괴질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오늘의 사바세계에서 연꽃은 그 의미를 더한다. 궂은 환경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 향기를 전하는 연꽃처럼, 우리 모두 코로나19로 힘든 지금의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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