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궁(窮)함과 지혜
진주성-궁(窮)함과 지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7.28 16: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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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궁(窮)함과 지혜

조삼모사란 옛말에 똑 같은 사안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가 있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만 하며 그 어떤 일도 해내지 못한다. 반면 아무리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라도 이리저리 연구하고, 지혜와 끈기와 노력으로 완성해 내는 사람도 있다. 성공과 실패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 즉 긍정과 부정의 차이가 아닐까.

본 글은 지혜로운 삶의 한 단면으로 독자들 중에 더러 들어본 경험담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제와 복지의 기본적인 답이다. 우리의 가정살림이나 또는 부자 집이라고 해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점점 경제가 줄어들게 되어 있다. 이 간단한 원리를 알고 지키면 부(富)를 지키고 키울 수 있기에 되새겨 보고자 한다.

옛날 어느 부자 집에서 외동아들의 배필을 구하는데, 그 집 재산을 잘 지키고 키워낼 수 있는 며느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험을 봐서 뽑기로 했다. 한 명이 겨우 보름 정도 먹을 수 있는 쌀을 주면서, 계집 종 한명을 딸려서 두 명이 방 한 칸짜리 조그만 집에서 석 달을 버티면 며느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부자 집 며느리에서 장차 안방마님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일이기에 독한 마음을 먹고 시험에 응시한 젊은 처녀들은 하나 둘 두 손을 들고 나온다. 응시자들은 어떻게든 먹는 양을 줄이고 줄여 조금씩 먹으며 버텨보는데, 배고픔을 이겨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면 극도의 배고픔에 고생을 하게 되고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포기하고 나온다.

그러던 차에 어느 가난한 집 딸이 소문을 듣고 자기가 해보겠다고 나선다. 쌀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을 하고는 계집종에게 밥을 넉넉히 해서 먹자고 하더니 배불리 밥을 먹고, 둘이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사실 이 계집종은 주인이 시킨 시험평가관인데 어떻게 버티는지를 감시감독 하여 보고(報告)하는 역할을 맡은 여인인데, 본가 주인에게 이번에는 가망성 있는 여자가 왔다고 긴급히 소식을 전한다.

과연 석 달 동안 이집 저집을 전전하며 이런 일 저런 일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니 온 동네에 입소문이 나 서로 일해 달라고 한다. 품삯으로 곡식을 받기도 하고 반찬거리를 받기도 하여 이 응시생과 평가관은 배고픔 없이 3개월을 살았고, 처음 지급받은 쌀보다 더 많은 쌀과 돈을 벌어, 부자 집에 들어가 며느리가 되어 그 집 살림을 물려받았다. 시대야 다르지만 코로나 19로 국민 모두가 어렵고 세계적인 불황이지만, 이 교훈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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