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오체투지(五體投地)
진주성- 오체투지(五體投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8.07 16: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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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오체투지(五體投地)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이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가운데 다행스럽게 잘 해결됐다. 노납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사태를 거론하는 것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파업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면서 7월22일 서울역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2.4km 구간에서 벌인 오체투지(五體投地)를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스님들이 오체투지를 한 이날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 양측이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불교 신자가 삼보(三寶)께 올리는 큰절이 오체투지이다. 삼보란 불보(佛寶)ㆍ법보(法寶)ㆍ승보(僧寶)이니 불보는 불타(佛陀)요 법보는 불타의 교법(敎法)이며 승보는 교법대로 수행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삼보는 부처님과 불경, 승려를 말한다. 그러므로 오체투지는 자신을 무한히 낮추어 삼보에게 극진히 존경을 표하는 방법이다.

불교에서는 공경의 정도에 따라 9등급의 예배가 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고 말하며 찬불하는 것이 첫번째이고,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하는 게 두번째이며, 오체투지는 공경도가 가장 높은 예배다. 오체투지는 마음은 하늘을 품되 몸은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절박한 기도이며 실천의 표현이다. 또한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과 삼보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최고의 공경법이 오체투지이다.

오체투지는 몸의 다섯 부분 즉 양 팔굼치, 양 무릎, 이마가 땅에 닿아야 하는데 이는 자기를 무한히 낮추는 것으로 일종의 고행이며 믿음의 구현이기도 하다. 행자들이 계(戒)를 받고 승려가 되는 수계식 때 한발짝을 걷고 오체투지로 절을 한번씩 하는 일보일배(一步一拜)는 불교의 중요한 의식중의 하나이다. 일보일배에서 변형된 것이 삼보일배(三步一拜)이다.

삼보일배는 1992년 통도사에서 조계종 행자교육을실시하면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찰수련대회에서도 널리 행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삼보는 탐(貪 욕심) 진(瞋 성냄) 치(痴 어리석음)를 극복하자는 것이며,일배는 개발에 스러져 가는 자연과 생명 앞에 몸을 낮추는 참회의 서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삼보일배가 이제는 평화적인 비폭력시위의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간은 매일 업(業)을 짓고 그 업의 보(報)와 과(果)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업보적 존재이다. 이런 연유로 한번 쯤 오체투지 수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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