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먹을거리는 어떻게 결정이 되는가?
사람의 먹을거리는 어떻게 결정이 되는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1.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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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음생식회장.이학박사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가운데 사람만큼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살고 있는 동물은 없을 것이다. 영하 40도가 넘는 극지인 남극, 50도가 넘는 열사의 적도까지 말이다.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나 사막의 베두윈족처럼 온 지구를 누비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다보니 오래전 원시 시대부터 인간의 삶은 생태계의 영향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에스키모 인들은 수렵을 통해 물고기를 잡아야 먹고 살 수 있다, 또한 유목 민족은 소나 양을 키우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 밭만 있는 유럽에서는 논농사를 안 짓고,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채소나 과일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를 보면 곡류, 채소류, 과일류, 육류, 어류를 골고루 채취할 수 있거나 재배, 또는 사육이 가능한 곳들이었다. 생태적, 지정학적인 조건 모두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적절한 조건을 갖춘 곳이라야 인류의 문명이 태동했다는 사실은 인간이 아무리 자연을 거슬러가며 살려 해도 결국에는 그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의 삶을 생태계 환경과 연관시켜 분석하면 수렵민족, 유목민족, 농경민족, 유목․농경민족으로 나눌 수 있다. 수렵이든 농경이든, 결국은 다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다. 에스키모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고 유목민은 육식을,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생선을, 농경민족은 곡류나 채소, 과일을 주로 먹고 산다.
이러한 논거에 따르면, 한 가지 의구심이 생길 법하다. 지난번에 언급했던 <치아 구조와 먹을거리>의 관계가 뭘 그리 중요하겠느냐는 물음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 지역에서 많이 나는 먹을거리를 먹으며 살면 되고, 또 그렇게 살아야 오히려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을 그렇지 않다. 이는 역학적으로도 증명이 된다. 생선을 주식으로 삼는 에스키모인들의 평균 수명이 40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 육식을 주로 하는 서구 여러 나라들에서 제기되어 온 성인병의 심각성 등이 그것이다.
먹을거리를 치아 구조에 맞춘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포유류 동물들의 치아 구조와 5장6부, 분비되는 효소, 내분비액의 구조가 일치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경우, 소화 흡수를 주관하는 것이 효소인데 입에서 침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효소와 위액에서 분비되는 효소는 거의 곡류와 채소, 과일을 분해하는 탄수화물용이고, 육류와 생선을 분해하는 효소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12지 장을 통해 분비되는 것이 고작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풀을 주식으로 하는 소는 섬유질 분해 효소를 분비하고 되새김질을 위해 위가 4개나 되는 반면 동물성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는 분비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육식 동물은 섬유질 분해 효소가 없고 단백질 분해 효소만 분비되기에 맹호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 것이다.
치아구조가 아무리 5:2:1의 비율로 곡류, 채소, 과일류, 육류를 먹도록 되어 있더라도 인간이란 존재가 워낙 생명력과 적응력이 강해 지구 어떤 곳에서든 삶을 영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건강하게 살고 제 수명을 누리고 사는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해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극한 상황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경우 건강에 문제가 있고 또 수명 또한 짧다는 역학 조사들을 보면서 살고 있다고 다 사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살아야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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