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2)
도민칼럼-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9.14 17:0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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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2)

서울에 지하철이나 전국에 시내버스 환승제도가 참 잘 만들어졌다. 어쩌다 서울에 가면 전철을 많이 타는 편이다. 목적지에 갈 때까지 갈아타기를 몇 번을 하더라도 요금을 한 번만 치르면 된다. 그런가 하면 65세 이상이면 하루종일 서울 장안을 돌아다녀도 무료승차 혜택을 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울서 살려고 애쓰는가 싶다.

진주시청 사이트에 언뜻 눈에 띄는 글귀를 봤던 건 시내버스 환승제도 만들었다고 하는 글귀였다. 어쩐지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제도를 우리 진주시만 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진주시와 이웃 지자체인 순천에 자주 다니며 시내버스도 자주 탄다. 환승 시간을 배나 길게 한 시간(60분)이지만, 진주시는 환승 시간이 고작 30분이다.

다른 지방도 마찬가지겠지만 진주에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층은 노인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노인에게 지급되던 교통비를 주지 않고 있으니 자꾸만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떠올려지고 그들은 이스라엘 선민처럼 선택받은 것 같아 부럽다. 지자체마다 서울과 수도권에 노인들처럼 배려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시내버스는 추울 때는 난방이 더울 때는 냉방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좋다. 단지 불청객인 코로나가 어느 날 초대 손님인 양 왔다가 떠나지 않고 눌려 앉아 있는 바람에 버스 안에 승객이 있든 없든 간에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로막고 있어야 하니 불편하긴 하다.

어지간한 나이의 승객은 대부분 스마트폰 들여다보기에 여념 없지만 나는 시내버스를 타면 차창 밖 관찰하기에 여념이 없다. 인도에 걸어가는 행인들을 쳐다보기와 업소들이 걸어놓은 간판 읽기가 재미있다. 다만 정류소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릴 때 멀리서 오는 버스가 몇 번 버스인지 어디 가는 버스 인지 보이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버스는 그냥 지나가 버리고 만다. 앞창문 위쪽에 큰 글씨로 부착해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노인들이 버스 타가기가 좋아지겠지만 이문제가 고쳐질지 의문이다. 사실 노선버스 구별을 못 해서 지나가 버리면 20분도 훨씬 넘게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시내버스가 난폭운전과 신호 위반하는 걸 봐 왔으며 시 외곽마을에서 농장을 할 때도 걸핏하면 농촌 마을에 운행을 거르는 횡포를 경험했었다. 이때문에 버스 기사님들 그리고 버스회사와 진주시 당국을 불평했었다.

시 당국에서는 버스 승객들을 위해 비가림 막이나 해가림막을 만들어 주고 앉아 기다릴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은 훌륭한 편의 시설이다. 그러나 기차가 역마다 서는 것처럼 시내버스도 정류장에 사람이 없으면 모를까 천천히 지나가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리고 정류소에 설치된 안내자막을 통해 각 노선버스와 도착 시각을 알려 주는 서비스는 심혈을 기울여주면 좋겠다.

시내를 운행하는 황금노선은 몇 분 간격으로 아니 어떤 때는 같은 번호 버스가 뒤따라 정류장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라면 광범위한 지역에다 차량흐름으로 인한 시간 조절은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진주는 조그만 소도시다. 버스회사에서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조금만 신경을 쓰고 시민을 배려하는 맘만 있으면, 같은 번호의 버스가 짧은 시간의 간격일지라도 시간차를 두고 정류장을 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밤이 이슥한 야간에는 자막에 000번 버스 5분 후에 혹은 3분 후에 도착한다고 자막이 나오다 얼마 후에는 그 자막이 사라져 버리고 마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낮이라 해도 황금노선 시내 노선은 몇 분 간격으로 운행되니 안내에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벽지를 운행하는 농촌 지역에는 1시간도 더 멀리 운행 간격이 정해져 있는지역도 있다. 버스정거장에서 안내하는 자막은 이미 지나가 버린 버스인데도 몇 분 후에 또는 잠시 후에 도착한다는 자막을 내보내고 있으니 황당한 일 아닌가. 어느 정도는 시간을 지켜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외곽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이런 엉터리 안내자막 때문에 낭패를 본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그리고 면 지역에 귀농해 살 때 겪어 본 일이기도 하다.

진주 진양 도농 통합시가 되고 시내버스가 각 면 지역 웬만한 자연부락이 있는 곳이면 하루에 두 서너번씩 운행된다. 하지만 가끔 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결행하는 것을 10여 년 전에 인접 면 지역에 살 때 경험했던 일이고, 지금도 운행시간을 안 지키는 것은 다 반사니 안타까운 일이다. 시내서 떨어진 면 지역에서 시내에 볼일로 나왔다가 버스정류장 안내자막의 버스 운행시간이 불분명하다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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