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맛없다
진주성-맛없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09.19 16: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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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맛없다

개인적으로 타지에서 오신 분들을 데리고 가까운 메기탕집에 데리고 가면 주인께서는 늘 ‘제피, 방아 넣어드릴까요?’라고 물어본다.

진주에 왔으니 진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신료를 즐겨보라고 하는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맛있게 먹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먹는 속도가 느리다.

며칠 전 장어구이 식당에 가서는 고추장과 생강 방아를 넣어 먹는 것은 좋아하는데 제피(초피) 넣는 것은 격하게 싫어하는 분도 있었다.

이렇듯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향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방아, 제피와 같은 고수가 그렇고 홍어나 고르곤졸라 치즈가 비슷한 경우다.

전국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전국을 휩쓸면서 쓰고 탄향의 커피가 일반화되고 스페셜티 커피문화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화려한 꽃향, 복잡한 부케향의 커피와 과일같은 산미가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하였지만 아직도 탄향에 익숙한 커피 매니아는 일등급의 커피에서 된장, 청국장향이 나고 신맛나는 커피는 맛없다고 욕을 한바가지씩 하고 가는 경우가 있다.

탄향의 커피에서 대한민국 전 국민은 한번쯤 마셔봤고 유일생존한 헤이즐럿 향 커피처럼 최근 커피 산지의 농가에서 다양한 가향방법 가공방식으로 오렌지, 백향과, 포도, 파인애플, 망고를 넣은 더욱 다양해졌고 풍성한 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딸기에서 딸기향이 나야 맛있고, 사과에서 사과 향이 있어야 사과라 할 수 있다.
맛있는 것이란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이 있어야 하며, 가공과 숙성 발효과정에서 다른 아로마와 부케 향을 갖게 되면 비싼 금액을 내고도 먹거나 마시게 된다.

재료 본연의 향으로 맛이 있다 없다 평가하지 말라.

다만 자신이 그 향에 경험하지 못했고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맛이 없다라고 할 수 있다.

향이 없는 삶은 추억을 가질 수 없고
향이 없는 술은 죽음의 술이며,
주정뱅이는 알코올을 마시지만,
미주가는 향을 마신다.

좋은 맛이란, 수만가지의 향과 수천가지의 맛의 하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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