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건물에 대한 오해
초고층건물에 대한 오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1.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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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형/경남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올 겨울 개봉한 영화 중 “타워”란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다. 간혹 건축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 할 때면 한번 봐야지 하면서도 잘 가게 되지 않아 “건축학 개론”이란 영화도 극장에서 상영을 마친 후 줄거리 다 듣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감상하니 영 감동이 전해 지지 않았다. 평소 초고층 건축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던 터라 이번엔 서둘러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서울의 108층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에 화재가 발생하고 그 속에서 전개되는 숭고한 인간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영화 속의 초고층 빌딩은 공포의 대상이요 부도덕한 인간들의 전유물로 비춰져서 왼지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의 극적 재미를 위하여 인지 몇 가지 건축적 오류가 눈에 들어왔다. 물론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아야하겠지만 초고층 건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부추기고 있어 오해를 풀고자 한다.
가장 큰 오류는 화재 시 고강도 콘크리트의 폭렬현상에 대한 지나친 과대 표현이었다. 고층건물에 사용하는 고강도 콘크리트는 보통강도 콘크리트 보다 수밀성이 높다. 화재 시 콘크리트 내부에 포함된 수분(콘크리트는 타설 시 포함된 수분이 완전히 증발하는데 5년 정도 소요됨)이 기화하면서 압력을 발생시키게 되고 이는 구조체 밖으로 배출되어야 하나 수밀성이 높은 고강도 콘크리트는 내부에 발생된 압력이 높아져 결국 콘크리트 피복이 탈락하는 폭렬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폭렬은 콘크리트 구조체가 평균 700℃ 불에 직접 노출된 상태로 30분 정도 후에 발생하게 되고 그 현상은 마치 팦콘 튀듯이 작은 알갱이가 튀어나오는 양상이다. 그러나 영화 속 폭렬현상은 화기가 직접 닫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며, 그 양상도 마치 폭격에 맞은 듯이 과장되어 표현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의 화재 시 고강도 콘크리트의 폭렬 문제는 몇 년전 우리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각계 전문가들의 노력에 의하여 방지 대책을 수립하였다. 학계에서는 관련 연구 및 실험을 통하여 상당한 기초자료를 제시하였고, 정부에서는 고강도 콘크리트 기둥-보의 내화성능관리기준을 고시 하였으며, 각 시공사는 독자적인 폭렬방지 대책들을 수립하여 현장에 적용해오고 있다. 기준에 따르면 콘크리트 설계강도 50MPa이상의 고강도 콘크리트는 반드시 폭렬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웬만한 고강도 콘크리트는 이 기준을 피하기 위하여 49MPa로 설계하는 기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의 화재에 대비하여 폭렬현상 뿐 만 아니라 피난안전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수립 되어져야한다. 초고층 건물은 공간을 수직으로 배치함으로써 인간들에게 더 쾌적한 야외공간을 제공 한다. 더 이상 소수 지배층의 전유물이 아닌 보편적 인류문명의 현상으로서 객관적 시각으로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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