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
‘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
  • 강미영기자
  • 승인 2022.10.06 17:43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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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일 개최…주중 관람, 주말 체험·공연 위주

천수교~신안동 축제 구역 확대
미디어아트 등 새로운 콘텐츠 마련
‘진주의 춤, 달빛여행’ 주제등 전시
진주성과 남강유등축제장 /이용규기자
진주성과 남강유등축제장 /이용규기자

올해 진주의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축제들이 화려한 구성으로 돌아오면서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진주의 자부심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직 축제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진주성의 불 꺼진 유등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난해 코로나 재확산으로 조기 종료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진주남강유등축제는 가을을 낭만으로 물들이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유등축제는 10월 10~31일, 22일간 ‘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를 주제로 열린다. 월~목요일 주중은 관람형 축제로 여유롭고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으며 금~일요일 주말은 퍼포먼스 공연과 체험을 몰아 직접 즐기도록 했다. 이전보다 축제 구역이 대폭 늘어나고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된 만큼 ‘무엇을 봐야 제대로 구경할까’라는 관람객들도 많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소망등 터널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식 불꽃놀이

먼저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천수교~신안동 방면 축제 구역이 약 350m가 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진주교~천수교까지만 축제장 범위였지만 올해는 김시민호 유람선 탑승장인 물빛나루쉼터까지 연장했다. 물빛나루쉼터 맞은편 신안동 둔치에는 길이 100m, 높이 6m의 ‘미디어아트’ 스크린을 설치해 진주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축제 구역 확대에 따라 빛을 활용한 ‘아트조명길’을 조성해 새로운 콘텐츠 요소를 마련했다.

축제의 개·폐막식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함으로 단단히 무장한 개막식은 축제의 포문을 쏘아 올린다. 단아한 촉석루를 배경으로 밤하늘에 흩뿌려지는 불꽃놀이와 레이저는 유등축제를 오랫동안 기다렸던 사람들의 심장을 단번에 뛰게 만든다. 불꽃놀이에 앞서 300대의 드론이 펼치는 항공미디어아트 드론쇼에서는 꿈과 희망, 평화의 메시지를 담는다.

물론 축제의 주인공인 유등도 새롭게 제작됐다. 진주성 내에는 ‘진주의 춤, 달빛여행’을 소주제로 진주검무, 진주오광대, 텍스트 등 각종 주제등을 전시한다. 주제존, 힐링존, 추억존 등 각각의 주제에 맞는 유등은 관람객의 흥미를 돋운다. 축제 기간에는 진주성의 모든 곳이 인생샷 명소나 다름없다. 사진에 연연하지 않아도 좋다. 벤치에 앉아 밤공기에 퍼져나가는 빛무리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진주성 내에 장식된 초성등과 물고기등.
진주성 내에 장식된 초성등과 물고기등.

진주성 내에서 만날 수 있는 초성등과 물고기·나무등도 새로운 볼거리이다. 평화와 치유를 의미하는 초성등은 빈틈없는 삶을 살아가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사한다. 익살스럽게 입을 빠끔빠끔 벌리고 있는 물고기와 보랏빛 나무 사이를 걸으면 마치 이들과 함께 은하수를 헤엄치고 있는 듯하다.


430년 전 10월 10일 진주성대첩 승전일을 기념하기 위해 공북문과 촉석문을 조선수성군, 왜군 등으로 꾸미기도 했다. 진주성 야외공연장 주변에 진주성벽을 재현한 대형유등을 설치해 임진왜란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진주성 성벽 아래에는 ‘진주성 시크릿가든’ 산책길을 조성했다. 성벽을 따라 3부교로 이어지는 산책로 곳곳은 오색빛깔 꽃과 반딧불이의 불빛으로 꾸며져 낭만적인 가을밤의 정치를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진주성 음악분수대 광장에는 버섯모형의 집과 난쟁이, 요정이 사는 환상의 동화마을을 만들었으며 진주성 둘레길을 따라 근현대 추억등도 함께 전시했다.

진주 천수교 야간 조명 경관
진주 천수교 야간 조명 경관

그리고 기존의 남강 수상등이 전통 위주의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이번에는 틀에 갇히지 않은 현대등도 함께 마련해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공룡화석등과 함께 꾸민 공룡군락지 ‘백악기월드 인 진주’와 더불어 논개가락등은 보자마자 탄성이 나온다. 강 곳곳에 놓인 솟대와 장승등 사이로는 유람선이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 남강의 운치를 더한다. 진주교 아래에는 진주시화인 석류꽃과 평화를 상징하는 목어를 엮어 만든 구조물도 놓는다. 여유가 있다면 유람선을 타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유등을 관람해보자. 낮에는 맑게 갠 하늘 아래의 진주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밤에는 빛이 너울거리는 남강의 물살을 가로지르는 환상의 경험을 겪게 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일상회복의 신호에 맞춰 지난해보다 대폭 강화했다. 먼저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1부교 배다리에 이어 3부교를 진주 ‘용다리 전설’을 모티브로 색다르게 꾸민다. ‘용다리 전설’은 신분차로 맺어지지 못한 애틋한 연인들의 이야기로, 이곳을 지나면 상사병이 낫는다는 소문도 내려온다.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데코레이션은 부교를 걷는 연인들의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든다.

망경동 둔치에는 내년 한해의 소망을 등에 적어 직접 다는 ‘소망등 달기’와 축제장 유등행렬에 참여해 체험선에 승선하고 유등을 띄워보는 ‘추억의 유등 띄우기’ 재현 행사가 열린다. 12지신상 등에 직접 적어내린 소망문안 천을 부착해 나만의 등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한복체험부스에서는 진주성 내에서 한복을 입고 유등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앱을 활용한 축제장 전 구역 위치기반의 스탬프 및 트레져 투어도 실시한다.

진주문화예술재단 백대훈 사무국장.
진주문화예술재단 백대훈 사무국장.

진주문화예술재단 백대훈 사무국장은 “지난해 축제가 급하게 종료되면서 축제를 준비하던 입장에서도 서운하고 아쉬웠다. 이를 원동력으로 올해 축제를 성대하고 풍성하게 준비 중이다. 특히, 올해는 진주문화예술재단이 50주년을 맞는 해로써 여태껏 재단이 쌓아온 경험과 관록을 보여줄 예정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라는 자부심을 안고 있다. 이 명성에 걸맞은 축제를 열기 위해 모든 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니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강미영기자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식 불꽃놀이
진주남강유등축제 소망등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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