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에 귀 기울여야한다
우리는 역사에 귀 기울여야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2.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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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택/진주문화원 부원장

우리는 지금 새 시대의 서막 앞에 서 있다. 이명박 정부를 뒤이을 박근혜 당선자의 정부가 어려운 격동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역사를 보고, 어떤 의식과 의지로 정권을 인수인계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역사를 보는 눈을 사안(史眼), 또는 사관(史觀)이라 한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올바른 역사창조의 행동 주체가 될 수 있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가 해결해야 할 역사의 막중한 숙제가 있기 마련이다. 역사의 숙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면 역사의 영광스러운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 숙제를 잘못 풀면 역사의 곤욕스러운 제물(祭物)로 전락하고 만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應戰)의 긴장된 역학(力學)이다. 왕성한 활동력과 굳건한 단결력과 진실한 국민성을 갖는 민족은 역사의 도전에 슬기롭게 응전한다. 그러나 무기력하고 무책임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국민은 역사의 도전 앞에 비틀거리며 패배하고 만다.
우리는 일제의 침략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치욕스러운 식민지로 전락했었다. 자주적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8.15해방이 왔지만 남북 분단의 대난제(大難題)에 부닥쳤고, 민족통일이라는 역사의 어려운 과제를 새로이 안게 되었다. 건국 후 67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민주주의의 토착화를 달성하지 못했다. 남북 7500만의 국민을 위협하는 격심한 불황을 극복해야하고, 북의 남침을 자력으로 저지해야한다. 남북통일, 민주화, 경제발전, 국방, 사회정의는 우리가 기필코 달성해야 할 역사의 큰 숙제이다. 그 어느 하나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의 숙제가 아무리 지극히 어려워도 우리는 역사에서 도피할 수 없다. 역사의 어려운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운명인 동시에 사명이요 과제인 동시에 보람이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
우리는 역사에서 슬기로운 교훈을 배워야 한다. 한 나라가 흥할 때에는 흥할만한 요인이 있어야 흥하고, 망한 때에는 망할만한 까닭이 있어야 망한다. 우연히 흥하고, 우연히 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은 역사를 거울이라고 생각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역사는 인류의 큰 거울이다. 역사의 우렁찬 행진곡을 들어보자. 자유의 나팔소리가 들리고, 독립의 깃발이 휘날리고, 전쟁의 총소리가 요란하고, 혁명의 피가 흐르고, 진보의 아우성소리가 있고, 평등의 소리가 당당하고, 평화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역사는 인간의 위대한 드라마이다. 여기서 슬기로운 교훈을 배워야 한다.
옛날의 군주(君主)들이 역사책을 많이 읽은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역사는 통치자의 교과서요 치국(治國)의 바이블이요 정치의 길잡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는 국민은 역사의 비극적 과오를 되풀이 한다. 슬기로운 국민은 항상 역사에서 큰 교훈을 배운다. 우리는 역사의 지평선을 원시적 안목으로 바라보며 역사의 맥박소리를 듣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중국의 고전인 대학(大學)은 “민심을 얻으면 나라를 얻을 수 있고, 민심을 잃으면 나라를 잃어버린다.” 고 했다. 역사의 기회는 결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천년에 한번, 백년에 한번 찾아오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도 없지 않다. 우리는 역사의 황금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역사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현명하게 역사의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 과거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회들을 놓쳤던가. 한말(韓末)에는 독립의 기회를 놓쳤다. 해방 후에는 통일의 기회와 민주화의 기회를 놓쳤다. 그러므로 우리는 냉철한 역사적 지성(知性)을 가져야 한다. 정의가 폭력 앞에 무너지는 역사. 선이 악에 밀리고, 자유가 권력 앞에 쓰러지고 진리가 허위 앞에 거꾸러지는 역사, 광명이 암흑에 가리어지는 역사의 심판의 날은 반드시 온다. 역사는 결코 폭력의 법칙만이 지배하는 정글사회는 아니다. 역사는 준엄하게 심판한다. 역사의 전진은 느리지만 반드시 올바른 방향을 향해서 전진한다. 우리는 역사를 긴 눈으로 보아야 하고, 먼눈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이 역사를 보는 눈이다. 강물은 동으로 흐르고, 서로도 흐르지만 결국 바다로 향한다. 역사도 그렇다. 우리는 기다리는 지혜를 가져야 하고, 우리는 역사의 소리를 조용히 들을 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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