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어떻게 살 것인가 기준을 정하라
칼럼-어떻게 살 것인가 기준을 정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24 17:0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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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어떻게 살 것인가 기준을 정하라

공자가 성격이 다른 두 제자 자로와 안연에게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물었다. 성격이 급한 자로가 먼저 대답을 했다. “저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좀 폼 나게 살고 싶습니다.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친구들과 이곳저곳 명소를 다니며 즐기고 싶습니다.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최신 유행의 멋진 옷을 입고, 고급 호텔의 격조 있는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술과 음식을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여유 있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한 번 이니까요!” 안연은 자로와는 다른 소망을 이야기 했다. “저는 제가 좀 잘한 일이나 좋은 성과를 낸 일이 있더라도 남들에게 자랑하거나 교만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하기에 귀찮거나 힘든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두 제자 포부를 들은 후 공자께서 자신의 포부를 말했다.

“난 세 가지를 하고 싶다. 먼저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해 드리고 싶다. 집안에서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시는 것처럼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마음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그런 여건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다음으로는 우리와 같은 연배의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 상호 간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으며, 마지막으로 우리의 미래 세대인 젊은 사람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포용하고 싶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미래 세대들을 마음껏 품어 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공자가 주는 대답은 이외로 간결하다. 자로는 즐겁게 사는 것을 추천했고, 안연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겸손하게 사는 것을 말했다. 공자는 노인들을 편안하게 해 주고, 친구에게는 신의를 지키고, 젊은이들을 품어 주는 삶을 살고 싶어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주의해야 할 것은 무작정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공자의 제자 자로의 삶을 살 것인가? 안연의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공자께서 제시한 세 가지의 삶을 살 것인가?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로의 삶의 방식도 안연의 삶의 방식도 공자의 삶의 방식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생을 전반적과 후반전으로 한 번 이등분 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운동경기가 그렇듯,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전반전을 마치고 나면 결과에 아쉬움이 있게 마련이다. 그때 이렇게 했으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하곤 한다. 그래서 선수들은 하프타임에 코치 곁으로 다시 모여 후반전의 전략과 계획을 듣게 된다. 하프타임은 짧은 휴식 시간이라기보다 전략을 구상하여 역전극을 만들어 내는 활명수 같은 시간이다. 하프타임을 잘 활용하면 승리의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우리의 인생여정도 이와 비슷하다. 인생의 하프타임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100세 시대를 전제로 한다면 인생 오십 전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전반전이 30대 일수도 있고, 40대 일수도 있고, 50대 일수도 있고, 60대 일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인생의 하프타임 때 인생 후반을 계획해 보는 것이다. 즉 전반전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전반전은 나의 고유한 삶이었다. 또 앞으로 펼쳐질 후반전도 나의 고유한 삶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까지 계획 없이 세상 흘러가는 대로 살아 왔다면 후반전은 기준을 정해서 살아 갈 필요가 있다.

세상사 힘들다고 생각하면 세상 누구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부자도 힘들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힘들다. 육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노인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고, 여자도 힘들고 남자도 힘들다. 반면 즐겁다고 생각하면 세상 그 누구도 즐겁지 않은 사람이 없다.

전반전을 치열하게 나와 우리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후반전은 타인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여유와 도량을 가지고 살아보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본다면 지자요수(知者樂水)요 인자요산(仁者樂山)이다. 물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는 삶이다. 지자는 동적이고 인자는 정적이다. 요약하면 요산요수(樂山樂水) 즉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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