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국보 승격 해인사 쌍둥이 목불(木佛)
진주성-국보 승격 해인사 쌍둥이 목불(木佛)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0.30 16: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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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국보 승격 해인사 쌍둥이 목불(木佛)

법보종찰인 해인사에는 국보이자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비롯해 지난 2020년 10월 국보로 승격된 희랑대사 좌상 등 70여 점의 국보와 보물 등 소중하고도 중요한 문화재 유산이 있다. 이런 가운데 해인사에 있는 현존하는 국내 목불(木佛) 중 가장 오래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불상 2점이 국보로 승격됐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지난 26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했다. 지난 2012년 보물로 지정된 두개의 목불은 본래 해인사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모셔졌다가 현재 대비로전에 봉안돼 있다. 두 불상의 제작 시기는 개금과 지정조사 과정에서 실시한 조사로 통일신라 9세기 후반으로 추정됐다.

이는 해인사가 802년 창건된 사실에 비춰 볼 때, 법보전·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이 해인사 창건시기와 머지않은 시점에 조성됐으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임이 확정됐다. 해인사 법보전·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완성도 측면에서도 뛰어난 조각기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인(手印)인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표현, 신체를 자연스럽게 감싼 옷 주름 등은 9세기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고 한다.

두개의 목불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목불에 얽힌 전설 때문이다. 이 목불에는 9세기 통일신라 진성여왕(재위 887~897)과 연인 사이가 되었던 귀족 각간 위홍(?~888)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 중신이던 위홍은 처자가 있는 몸이었으나, 여왕은 그와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각간 위홍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진성여왕은 해인사에 추모 원당을 지었다. 진성여왕은 나중에는 왕위를 내려놓고 절 부근에 칩거하다가 결국 거기서 삶을 마쳤다고 한다.

이에 두개의 목불은 진성여왕과 각간 위홍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 것이다. 이번에 이 쌍둥이 목불이 국보로 지정되면서 1100여년 전 진성여왕과 각간 위홍의 사랑 이야기는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됐다. 물론 이 설이 역사적 사실이 되기기 위해서는 쌍둥이 불상이 과연 진성여왕과 위홍의 로맨스를 담은 역사적 산물인지를 사적과 기록 등을 고찰해서 증명하는 일이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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