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7)
도민칼럼-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7)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02 17:1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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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시내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7)

시내버스를 타면서 불편하거나 불친절하다고 느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불편한 일이 있으면 진주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민원을 제기하라는 친구도 있다. 같은 시간대에 운행하는 두 노선버스 운행시간을 몇 분씩 당기든지 늦춰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어찌 생각하면 공익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불편은 감내하기보단 당국에 민원을 제기해 시내버스 이용하기가 편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나로선 컴퓨터 한글 문서에 글쓰기는 할 수 있어도 디지털 문화에는 익숙지 못하다. 무슨 기관에 홈페이지에 방문해 제안이나 의견을 말할 때 적당한 게시판을 찾을 수도 없다. 10여 년 전에 컴퓨터를 배울 때만 해도 개인 카페를 만들고 블로그도 만들었다. 스마트 폰으로 찍은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자유롭게 올렸었다.

세상에 모든 일이 옛날보다 간편해지고 편리해졌지만, 컴퓨터 대하기가 요즘은 불편해졌다. 로그인할라치면 옛날과 달리 맘대로 잘 되질 않는다. 다음 인터넷과 카카오와 통합하고 부터는 무슨 연유인지 로그인하기가 쉽지 않아 불편하다. 며 불평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유행가에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가 있다, 내 나이 칠순 넘은 지 2년이 다 되고 있다. 항상 마음만큼은 젊었을 적 그대로 살고 싶다. 그러나 맘만 앞설 때가 많다.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냥 늙어버린 나를 시내버스 안에서 느낀다. 앉을 자리가 없어 조금만 서 있으면 젊은 사람들이 할아버지 여기 앉으십시오. 하며 일어선다. 나이 차가 십여 년 정도 젊은 사람은 어찌 보면 같이 늙어간다고 볼 수 있는 일 아닌가. 나더러 “어르신 여기에 앉으십시오. 하고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을 보며 비로소 나는 실감한다. 내가 정말 어느새 늙은이가 되었단 말인가. 하며 어느새 지나와 버린 청춘을 뒤돌아보게 된다.

내 나이 70이 넘었지만,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버스에 올랐을 때 자리를 양보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러고 보니 양보란 단어가 거룩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예쁜 말이며 사랑이 깃든 단어이기도 하다. 양보를 주거나 받기라도 하면 왠지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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