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도민칼럼-나비효과(Butterfly Effect)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03 17: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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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나비효과는 1972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노턴 로렌즈가 한 말이다. “브라질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텍사스의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말은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킨다는 과학이론에서 출발했으나 점차 사회학 경제학 등 넓은 범위로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어떤 작은 사건 하나가 단초가 되어 연쇄적인 반응을 하면 후에는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말로 많이 쓰인다.

곳곳에서 나비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좋은 의미이면 좋겠는데 불행히도 좋지 않다. 강원도지사 김진태의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달 10월 28일 발생했다. 어디까지 파장이 미칠지 여전히 진행중이다. 중앙정부 다음으로 믿을 수 있는 곳이 지방정부인데 레고랜드 허가 안 나오면 소양강에 빠져 죽겠다고 한 사람이 도지사가 되고 보니 본인을 내세우고픈 모양이었나 보다. 하지만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어서 강원도가 보증을 선 채권상환일 하루 전날 2050억원을 안 갚고 회생철차에 들어간다고 하는 바람에 채권시장을 마비시켰다. 지방정부가 잘못하면 중앙정부라도 막아야했는데 차일피일하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에 고환율에 물가는 고공행진인데 이제 와서 막겠다고 50조를 시장에 푼단다. 앞으로 물가는 어쩌란 말인가? 정부 돈이 어디서 나오나? 그놈의 세금 타령 안하고 싶지만 우리들의 세금이 강원도 도지사 한사람으로 인하여 밑 빠진 독에 물이 되고 있다.

세계가 신냉전시대를 향해서 가고 있고 미래는 자꾸 불안해지는 이시기 리더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지자체선거와 대선에서 무슨 짓을 한 걸까? 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한사람이 잘못한다고 나라가 어찌되지는 않는다고들 생각하지만 강한 대통령제에 지방정부도 도지사나 시장 군수의 역할이 막대해서 자칫 실수가 나오면 모두가 흔들린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사회적인 인간이고 사회적인 인간은 동시에 정치적인 인간이다. 우리는 모두 정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하도 양극화가 되어서 싸우니 어떤 사안이 나오면 정치적인 것은 배제하자는 말이 많이 나온다. 무슨 뜻인지 안다. 요즘 정치적인 사람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내로남불이 대세다. 편을 나누어 무조건 우리 쪽이면 잘못해도 눈 감고 상대편이다 싶으면 작은 것도 끄집어내서 난리를 친다. 게다가 법으로 도배된 사회다보니 무조건 기소하고 압수수색하고 뉴스를 보면 속이 시끄러워서 안 볼 수도 없는데 왜냐면 우리 모두의 삶에 그런 일들이 다 영향을 미치기에 모른 척 할 수도 없다. 그런데 보고 있자면 한숨만 나온다. 거기에 한술 더해서 대형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더 많은 인파가 몰려도 잘 버텨온 이태원의 인구이동밀집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지난 2017년에는 엊그제보다 두 배나 많았다는데 그때도 자발적 행사라 주최자가 없었다는데도 이런 일은 없지 않았는가! 시장 한사람 바뀌었다고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나라 경찰기동대는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운이 나빠서 죽었다고 말하는 어이없는 패널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서둘러 전국민 애도를 하라고 국가애도기간을 정부에서 선포한다. 유가족이 원한 것도 아닌데 그래놓고는 왜 이 참사에 대해서 중립적인 언어를 쓰라고 하는 걸까? 마땅히 이 참사는 가슴 아프지만 애도가 명령적이다 보니 비난이 나온다. 그 비난을 또 유가족이 듣는다. 장례비 최대 1500만원을 뉴스에서 보는 순간 화가 난다. 유가족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준다고 그것도 최대금액을 내보여서 마치 일괄적으로 수령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마저 있게 하고 할 일 다 하는 것으로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고 애도 기간에는 정쟁을 멈추자고 한다. 점점 지원이 끊겨가는 이 땅의 문화예술인들에게 내용이 무엇이든 공연은 하지 말라고 한푼이라도 지원하는 행사는 막아버린다.

우리 학교는 얼마나 다행인지 어떡하든 우리 힘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기조여서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큰 영향이 없던 탓에 이번 주말 2022년 종강식을 맞이한다. 누구나 와서 공개수업을 듣고 발표회를 볼 수 있다. 지리산에 다들 기대어 살기에 빚을 갚는 심정으로 봉사하는 교사들의 성향은 각각 다양하다. 그래도 정치적인 일로 다투지 않는다. 최소한의 상식이 우리의 보루다. 이런 나비의 날개짓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 바란다. 지리산에서 기운을 얻은 이가 가정과 회사에서 그 기운을 나누고 그 가족들이 또 세상에 나누고 그렇게 작은 몸짓이라도 하고 살아가려 한다. 대부분 민초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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