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우리 해군이 욱일기를 보고 경례를 하다니
아침을 열며-우리 해군이 욱일기를 보고 경례를 하다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09 17: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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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우리 해군이 욱일기를 보고 경례를 하다니

관함식은 국가의 원수 등이 해군 함대를 검열하는 의식이다. 14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것을 시초로 꼽으며, 19~20세기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과거에는 해상 전력을 과시하기 위해 실시했지만, 근래에는 군사교류를 다지는 국제 행사로 치러진다. 한국에서는 1998년 건군 50주년과 광개토대왕함의 확보를 축하하기 위해 최초로 국제 관함식을 개최했고, 이후 10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관함식은 1346년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스 침공을 앞둔 에드워드 3세는 템스강 하구에서 함선들을 모아놓고 전투 준비를 직접 검열했고, 이후 관함식은 영국 해군에서 지속 발전되어왔다. 특히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재위 기간에는 여느 군주들 때보다 월등히 많은 횟수인 17차례를 시행하면서 해군의 대대적인 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14년 7월,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영국 남부 군항 스핏헤드(Spit head)에서 펼쳐진 관함식에서는 대형 전함만도 55척, 순양전함 4척, 순양함 27척과 이밖에도 수많은 함대가 해안을 가득 메웠다. 한국에서는 임진왜란 이후에 관함식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군점수조(軍點水操)'가 시행되었다. 군점수조는 삼도수군통제사 담당 수군이 한데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함께 해상군사훈련을 벌이는 의식이었다.

근대적인 관함식은 1998년 최초로 대한민국 국제 관함식을 한 이래, 10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1998년의 관함식은 건군 50주년과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의 확보를 축하하는 행사로, 부산·진해·서울에서 펼쳐져 11개국 해군 함정 21척과 대한민국 해군 함정 40여 척이 참가했다. 2008년 두 번째로 개최된 관함식은 건군 60주년과 이지스함의 도입을 축하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부산 앞바다에서 펼쳐진 두 번째 국제 관함식에는 12개국의 해군 함정 24척과 국내 함정 34척, 항공기 29대가 참여했다. 2018년 세 번째 대한민국 국제 관함식은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렸다. 해상사열·서태평양해군 심포지엄·부대와 함정 공개·기념공연·불꽃 축제 등의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해상사열에는 한국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를 비롯해 율곡 이이함, 대조영함, 광개토대왕함, 대구함, 소양함, 천왕봉함, 남포함, 광양함, 청해진함, 해경 이청호함 등이 참여했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11월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역대 두 번째 국제 관함식을 개최했다.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그 나라 해군력을 과시하는 행사라고 보면 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MCH-101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께 항공모함급으로 평가받는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올랐다. 기시다 일본 총리가 선내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뒤 오전 11시 5분께 갑판 사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함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호위함 '시라누이'를 필두로 기시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 등 함정 4척이 사가미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항해했고, 나머지 함정 30여 척이 호위함 '아사히'를 따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이즈모를 스쳐 지나갔다. 자위대의 호위함, 보급함, 수송함, 잠수함이 차례로 등장한 뒤 일본 호위함 '아시가라'를 따라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등 외국 해군 함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해군이 파견한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천t급)은 12개국 중 9번째 순서로 항해했다. 유튜브로 중계된 영상에서 한국 해군은 다른 나라 해군들과 마찬가지로 이즈모를 향해 거수경례했다. 이즈모가 포함된 함대는 방향을 완전히 틀어 서쪽에서 동쪽으로 순항했고, 함대 주변에서 다양한 함정과 항공기가 훈련 모습을 선보였다. 여기까지가 중요 매체에서 보도된 내용이고 알려진 사실들이다. 나는 내 눈과 귀를 의심하였다. 욱일기와 일본 총리를 향해 경례하는 모습을 이순신 장군께서 보셨으면 어떻게 하셨을까, 안중근 의사가 보셨으면 또한 어찌하셨을까, 북한이 최근 상당히 많은 미사일을 쏘아대며 도발을 하는 이유도 우리가 먼저 선제타격이니 한미동맹에서 나아가 한미일 동맹을 노골적으로 나타내며 북한에 위협을 주니 고립된 북한은 그렇게 해서더라도 불안을 해소하려고 마치 행인이 자기 집 옆 골목길을 그냥 지나쳐도 지레 겁이라서 짓은 강아지같이 행동하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미국이나 일본이 없으면 당장 큰일이라도 생길 듯이 관함식에 덜렁 참가하고 거기서 일본해군의 명령에 굴복하는 듯한 욱일기를 향한 경례 모습은 누가 시켜서 한 일인가. 우리나라 해군은 그렇게 줏대가 없는 군대인가,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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