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정서의 발견’(Discovery of emotion)
도민칼럼-‘정서의 발견’(Discovery of emotion)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13 16: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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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작가·진주 신안초교사
안정애/작가·진주 신안초교사-‘정서의 발견’(Discovery of emotion)

이태원 핼러윈 축제로 인해 그 참사로 곳곳에 슬픔의 강이 되어 나날을 적시고 흐른다. 잠시 숙연하고 그 유가족 심정에 애도를 올린다. 10월 문화의 달로 많은 축제가 곳곳에 쏟아진다. 남강의 젖줄 가닥을 배경으로 한 진주 역시 유등축제와 개천 예술제를 보낼 무렵 29일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역사에 남을 중대본 대형 사고를 접한다. 너무나 놀란 비보이다. 필자도 MZ세대 아들이 서울에 생활하길래 연락이 닿지 않아 종일 초긴장, 심지어 120 번호로 실종신고도 한 바가 있다. 오후 시각 늦으나마 ‘거기 안 갔어, 괜찮아! 라는 문자를 접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지금의 시대는 누구나의 아이가 모두 내 아이라는 사회적 감수성 시대에 살아간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잠시 교실 안 아이들을 살핀다. 기초질서와 안전의식에 관한 지도를 수없이 반복한다. 심지어 여러 명이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어떤 태도여야 하는지 현장에서 허리에 손을 얹고 연습한다. 배우는 것은 그렇게 배워도 실천하지 못한다. 쉽게 말해 배려와 존중이 상실된 모습이다. 지금의 아이들 정서는 너무나 즉흥적인 일면이 있다. 자극적인 영상 매체에 노출된 사회적 분위기로 ‘한 줄 글쓰기 하는 것도 건건이 하는 아이들 모습’이다.

점심 식사 후 뜰을 한 바퀴 한다. 교실에서 말 없던 아이와 정서가 서로 비슷한 3-4명은 ‘선생님 그림자 밟기’ 놀이하자면서 나의 뒤를 따라오며 소곤소곤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스파이 놀이에 나오는 영상에서 알리바이 등 수사용어를 쉽게 한다. 순수한 모습이라곤 없다. 그 어디에도 아이들 용어를 찾기 어렵다. 단지 자신의 취향이니 선택해서 편하게 사용할 따름이다. 언어를 디자인하라는 강의를 보면 그 사람의 어휘를 무엇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미 그 사람 정서를 모두 헤아린다. 유영만 교수님 지론에 백분 공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휘가 ‘어머니(마더)’라는 통계를 접한 적 있다. Mother(마더) 그 안에 내포된 언어의 감수성! 마더의 한없는 넓은 품을 말하고 끝없는 사랑이 어머니 안에 녹아 있어서 그러할 것이다. 순수한 어린 동심의 입장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보았을 때 그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그것이 오늘의 아이들이다. 사이버와 디지털 네이티브이니 물 흐르듯 그 아이들을 인정하고 바라보며 질문한다.

최근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꼼꼼히 읽어 봤다. 20~30년 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에 대한 물음에 학생들에게 제공할 학습경험을 정하고 경험하게 하는 일이다. 2022교육과정은 11번째 교육과정이고 7차 교육과정 이래 4번째 수시 개정 교육과정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디지털 소양 교육의 비중 증가이다.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변화의 추이이다. 늦어질 수도 있으니 균형을 잡아 보자는 취지이다. 디지털 문해력 교육이 절실하다. 갑자기 이 부분을 언급한 이유가 위에 3-4명 아이들 입에서 나온 용어에 연결된 것에 맥을 같이 해 언급한다. ‘참, 그 사람, 참, 고지식해!.’ 란 용어에 그 경우 높은 지식이란 뜻으로 해석하는 중등생들이 대다수라는 얘기에 놀란다. 심각한 문해력 부족이다. 모든 것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없다. 얼마나 그 경계를 조화롭게 엮느냐의 일이다. 더 좋은 비계설정 문제이다. 컴퓨터! 스마트 기기의 도래는 혁명이다. 디지털 능력과 인공지능의 기초를 습득해 현대정보화사회에 발 빠른 적용도 좋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서가 자연 친화적이지 아니니 순수 일면이 사라지는 안타까움이다. 좋은 축제! 좋은 일이다. 좀 더 우리의 순수를 살리고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고양할 인문학적인 가치에 눈을 돌려볼 시점이다. 인터넷이 빨리 열리지 않거나 결과가 늦어지면 한결같이 아이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조른다. 영상에 익숙한 즉흥적 활동에 몰입하는 아이들 정서에도 좀 더 생각하고 사유할 느림의 삶을 보여 줄 때라 고민해 본다. 옛이야기 들려주시던 할머니 미소가 그립다. 시 외우기 활동도 한다.

* 작가 이력: (2005. 시조 문학 등단. 다양한 장르의 글을 꾸준히 집필 중임)
* 발간한 도서: 2011 시사집 꽃등, 2019 소설집 그 큰사랑, 2020 소설집 The Level, ~카카오톡으로 날아온 730일간의 사랑(한글판, 영문판), COVID19 교육혁명의 꽃은 기본(교육 가이드북) 책과의 만남 길: http://contentsmall.kr/main/index.html ,진주문고 평거지점 3층
* 현재 활동은 한국(경남)문협, 진주문협 회원임
* 성장과 배움을 공유하며 다음 세대들과 소통하는 교사로 세상의 나눔과 공감을 가치로 여겨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랑을 전하는 꽃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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