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무재칠시(無財七施)
칼럼-무재칠시(無財七施)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15 17:0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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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무재칠시(無財七施)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다 옳은 줄 안다. 그것이 자신의 감옥이 되어서, 바른 길을 갈수 없게 된다. 언제나 상대의 말에 귀를 활짝 열고, 홧김에 말하지 말자.

확실한 근거 없는 말도 하지 말고, 남이 하는 말에 개입하지도 말자. 또한 남의 말을 듣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도 말자. 남의 말을 쉽게 하는 것이 궁지에 몰리는 원인이 된다.

세치 혀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그 과보는 끝내 자기 자신과 가족에게 돌아오게 된다.

말만 조심하여도 덕을 기를 수 있다. 거친 말 한마디가 다툼의 씨앗이 되고,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마음의 기쁨을 주며, 격려의 말 한마디가 희망을 주고, 위로의 말 한마디가 고통을 덜어주며, 자비의 말한 마디가 삶을 풍요롭게 하여준다. 중생들은 능력에 한계가 있어, 죄업은 무겁고 복덕이 엷다. 그래서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온갖 재난과 재앙이 뒤를 따르며, 이러한 고난과 장애, 재앙은 모두 전생과 과거로부터 마음을 잘못 쓴 까닭에 있다.

부처님께서는 가진 재산이 하나 없어도 남에게 줄 수 있는 일곱 가지를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하셨다. 이것이 무재칠시(無財七施)다. 첫째,‘화안시(花顔施)’다. 환하고 밝은 얼굴이 바로 보시이며,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밝은 표정의 얼굴이 한량없는 공양이다.

둘째,‘언시(言施)’이다. 고운 말, 부드러운 말,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이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거친 말, 비꼬는 말, 꾸중을 삼가자. 셋째, 심시(心施)’이다. 마음의 문을 열고 내가 먼저 선한 마음을 보내주면 상대도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넷째,‘안시(眼施)’이다. 호의를 가득담은 눈, 따뜻한 눈길이 한량없이 좋은 보시가 된다.

다섯째, ‘신시(身施)’이다. 몸으로서 남의 짐을 들어주거나, 수레를 밀어주고, 넘어진 사람 일으켜 주는, 남을 돕는 봉사활동을 말한 것이다. 여섯째,‘좌시(坐施)이다. 노약자, 임신부,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앉을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이다. 일곱째, ‘찰시(察施)’이다. 상대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살펴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일곱 가지, 무재7시를 실천하는 습관이 되면, 서로에게 행복한 삶이 전개되어, “훌륭하게 사는 인생길”이 열린다. 돈한 푼들이지 않고도 이렇게 보시공덕을 쌓아갈 수 있다. 지혜를 구족하지 못한 보시나, 봉사는 허업(虛業)에 불과하다.

부처님께서는 또 좋은 말 세 가지를 말씀하셨다. 첫째, 이 말을 한 의미가 있어야하고, 둘째, 이 말이 상대에게 참된 이익이 있어야하고, 섯째, 이 말이 상황에 맞아 떨어져야한다.

이 3가지 중 의미와 이익이 있더라도, 상황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말고, 침묵하라하였다.

“잡보장경”에서는“유리하다고 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며, 태산 같은 자부심은 갖되, 발에 밟힌 풀처럼, 자신을 낮추라”하셨다. 그러면 고달은 인생을 탈출할 수 있다.

잘 낫다, 못 낫다. 너다, 나다는 생각, 마음에 든다, 들지 않는다, 옳다, 그르다, 꼭 이기고 말겠다는 생각을 모두 버리고, 기교부리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며 살아가자. 그러면 모든 일들이 잘 풀려, 신나게 살아갈 수 있다. 모든 상(相)을 놓아버리고,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보자.

조건 붙이지 말고, 이유 달지 말고, 모든 생각을 다 비우고 살아보자. 그러면 내 안의 모든 번뇌와 고통이 사라져서, 서로를 아끼며 함께 살아갈 수 있어, 삶의 고통을 면하게 된다.

우리 함께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보자. ‘버리고 덜어내고, 닦고, 나누기’를 실천해나가자.

잘못 살면 이 풍요로운 세상에서도 정신적 공허함으로 인간다움을 상실하게 된다.

자기이익과 편리만 위해 살아가면 세상은 지옥이 된다. 극락과 지옥은 항상 내 마음속에 존재한다. 이 순간도 나를 지옥이나 극락으로 보내는 사람은 남들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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