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유변(柳玭)의 교훈
진주성-유변(柳玭)의 교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17 16:1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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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유변(柳玭)의 교훈

요즘 일부 사람들은 유학의 경전을 시대에 뒤떨어진 학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륜도덕이 실추된 오늘날, 옛 사람들은 인성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당나라 때의 유학자 유변(柳玭)은 그의 자제들에게 글을 지어 훈계하였다.

“명예를 떨어뜨리고 자신을 해치며 조상을 욕되게 하고, 가문을 망치는 것으로 마땅히 다섯 가지가 있으니 깊이 기억해야 한다. 첫째는, 스스로 편안함을 찾으며 진실로 자신에게 이익만 된다면 남의 비난도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선비의 도리를 알지 못하며, 과거 성인의 기록을 모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함부로 논평하며 비웃는다. 자신은 이미 아는 것이 적으면서 남의 학식 있는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셋째는,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하고, 자기에게 아첨하는 자를 좋아한다. 오로지 희롱하는 말을 좋아하고 옛 도리를 생각하지 않는다. 남의 선(善)을 듣고는 미워하며, 남의 악(惡)을 듣고는 들어내어 편파하고 사벽한 행위에 점점 잠겨들어 덕의를 깎아 없앤다. 이래가지고서야 의관을 한껏 차린들 노복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 넷째는, 한가하고 편안하게 노는 것을 숭상하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며 술 마심을 고상한 운치로 삼고,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저속한 무리로 여기니, 이러한 습관은 그 마음을 거칠게 만들기 싶다. 그것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다섯째는, 높은 벼슬을 얻기 위해 권리가 있는 자에게 남몰래 아부하여 관품의 한 등급을 얻을지라도, 여러 사람들이 성내고 시기하여 그 직을 오래 보존하는 자는 드물 것이다.

명문거족들이 어느 집이나 다 조상의 충효와 근검으로 말미암아 성립되지 않은 경우가 없고, 어느 집이나 다 자손이 완악하고 경솔하고 거만함으로 인하여 몰락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없다. 처음 성립시키기가 어려운 것은 하늘에 오르는 것과 같고, 몰락시키기가 쉬운 것은 티끌을 불사르는 것과 같다. 너희들은 마땅히 뼛속깊이 새기도록 하라.”

최근 성균관에서 발간한『인성육서』소학(小學)편에 실려 있는 글이다. 자라나는 자제들에게 당부하는 구구절절 명언이다. 이 교훈은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달라도 과연 시대에 뒤떨어진 학문이라 할 수 있을까? 경전을 함부로 폄훼하는 일부 몰지식한 학자(?), 이들이 바로 성인의 기록을 모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함부로 논평하며 비웃는 것이며, 자신은 별로 아는 것이 적으면서 아는 체하는 소인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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