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나라가 망하는 이유
아침을 열며-나라가 망하는 이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1.23 17: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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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나라가 망하는 이유

나라가 망하는 이유는 한 개인이 타락하는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정신을 차리고 있는 개인은 건강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는 망해갔다. 나라가 망해간 이유를 살펴보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로마, 애국심에 불타는 로마 시민들로 이루어진 로마군은 세계 최대의 제국을 이루었지만, 로마인들은 점차 안락과 유흥에 빠지게 되고 상무 정신을 잃게 되어 군 복무를 피하게 되고 외부 이민족들에게 군대를 맡긴다. 나라의 국방을 다른 민족에게 맡겼으니 국방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외부 팽창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노예와 귀금속의 공급은 줄어드는데 늘어난 국경선으로 군비는 증가하는 경제적 문제와 지방 군단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인해 군단 지휘관들이 서로 황제 해보겠다고 탐욕을 부리다 망해갔다.

다음은 몽골, 대제국 몽골이 망한 것은 외부 문화 특히 종교 등을 받아들여 완전히 통합하지 못한 채 어중간하게 하늘을 모시는 자기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체감 상실은 곧 내부 도덕성과 정신력의 약화를 가져왔고 이로 인한 정체성 붕괴가 외부의 힘이 강해짐에 따라 국가약화로 이어졌다. 정신적, 문화적으로 무엇으로 국민이 구심점을 이루고 있는지, 정체성의 굳건함이 중요함을 일깨워주며 인구와 국토의 양적 질적 불균형은 나라가 쇠약해지는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소련이다. 서방 국가와 사이가 틀어진 중국과의 군비 경쟁으로 막대한 국방비 지출과 농업정책 실패로 인해 고갈된 식량 자급률,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으로 약해진 재정과 국방력, 흐루시초프의 개혁 실패와 보수파인 브레즈네프의 오랜 지배로 없다시피 한 개혁들, 신임 서기장 고르바초프의 잇따른 개혁 실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터지면서 복구하느라 더 어려워진 재정,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옐친이 고르바초프의 신연방 조약을 무턱대고 거부하면서 소련이 해체되었다.

개인이든 나라든 재정관리가 중요하다. 다음은 신라, 신라는 676년 삼국통일을 이루었다. 문무왕이 죽은 뒤, 그의 아들 31대 신문왕이 신라를 개혁해 나갔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의 시작이다. 신문왕의 뒤를 이은 32대 효소왕이 어리고 힘도 없자 귀족들이 이 기회를 노려 왕의 자리를 탐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33대 성덕왕 때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에 휩싸인 성덕왕은 사망했고, 귀족들은 자신들의 꼭두각시 왕인 34대 효성왕을 즉위시킨다. 효성왕과 그 이후의 왕들은 귀족들의 꼭두각시였고, 100년 동안 십여 명이 넘게 왕이 바뀌는 신라 사상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 중간에 42대 흥덕왕, 47대 헌강왕, 51대 진성여왕이 그나마 귀족들을 몰아내고 왕권을 강화, 신라를 개혁하려고 애를 썼으나, 흥덕왕은 바다 장군 장보고와 함께 신라를 바꿔 나가려 했지만 실패했고, 47대 헌강왕, 51대 진성여왕은 육두품 최치원과 함께 신라를 개혁해 나가려고 했으나 헌강왕은 제대로 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귀족들의 협박 때문에 개혁을 포기하면서 실패했다. 나라의 안위보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가 절실했던 호족들의 탐욕이 신라를 서서히 약화시켰고, 귀족들이 이런 짓을 하는 동안, 신라에 반감을 품은 인물과 세력들이 나타나면서 신라는 망해갔다.

다음은 조선, 조선이라는 국가는 이방원에 의해 왕권이 강화되면서 국왕이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국왕 중심의 국정 운영은 조선 조정 대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명분이 존재하지 않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만 보더라도 조선 조정 대신 중 그 누구도 책임을 진 인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즉, 그 누구도 국가의 위기에 발 벗고 나서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임진왜란 이후 혼란을 겪은 조선의 조정 대신들은 일본의 신무기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문물이 필요함을 느꼈으나 말뿐이었고 신문물과 새로운 무기를 들여오거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무기들을 앞세운 장수가 나타나 자신의 권좌를 위협할까 선조처럼 두려웠던 것이다. 이후 준비를 하지 않던 조선은 병자호란을 만나 모진 고난을 겪는다. 지금까지 외국 및 우리의 과거 왕조가 망하는 사례를 살폈다.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하려면 튼튼한 국방과 안정된 내치, 국민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정치하는 이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정치인을 정신 차리게 하는 일은 깨어있는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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