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10.27 법난(法難) (3)
진주성-10.27 법난(法難) (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08 09: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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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10.27 법난(法難) (3)


불교정화위원회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그 시절 진주 새미골에 사는 한 보살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내용인즉슨 농사를 지어 겨우 먹고 사는 사찰 노스님에게 불교정화위원회에서 "서운하지 않게 신경을 써달라"고 요구를 한다는 것이었다. 돈은 없고 한번 두번도 아니고 적게 주면 안될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스님을 찾았으니 대책을 좀 세워달라는 것이었다.

또 어떤 절에서도 전화를 받았는데 완전히 협박적이었다고 한다. "여기 (정화위원회) 사무실 회장 누구인데 회원들이 스님이 한번 들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님 우리 둥글둥글하게 사는게 좋지 않나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데" 이런 식으로 번번히 전화질을 해대니 아무리 착한 스님이라도 마음에는 큰 부담과 원망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다.

강한 자에게는 비굴하리만큼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무진장 강한 그들의 횡포를 보다 못해 노납은 진주시 평안동에 소재한 그들의 위원회 사무실로 혼자 찾아갔다. 스님들과의 대화에도 녹음기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성질이 뻗쳐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소위 그들이 말하는 반정부적 발언도 하고 정치판에 빌붙어 지랄들 그만하라고 한바탕 퍼붓고 말았다. 한참을 떠들어도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그쯤 해두고 침을 뱉고 절로 와 버렸다.

그들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같던 노납이 걸려들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이 이 지경이 되고 보니 최악의 발악이 있을 건 뻔했다.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물러설 수는 없음은 물론이요 그냥 두어서도 안될 것 같아 사암연합회 회의를 소집하여 이런 사실들을 알렸다. 스님들은 분기탱천했다.

한 스님이 "불교와 정부를 등에 업고 단 한곳 밖에 없는 불교용품점이 스님들을 우습게 알고 비싸기도 하다"고 말하자 모두가 그 가게의 용품을 사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 곳의 사찰이 연간 팔아주는 매상이 엄청난데 진주지역 전체 사찰이 사지 말자고 결의했으니 그들이 길길이 날뛰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이에 그들은 스님들을 상대로 약한 곳은 협박을 하고 강한 곳은 아부를 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노납의 절을 비롯해 몇 군데의 절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몇 군데 사찰에 대해서는 청와대에 탄원서를 보내 스님을 혼내 줄 것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일을 저질렀다.

허무맹랑한 악랄한 내용들로 채워진 청와대 탄원서의 내용과 노납에 대한 모함 내용은 다음에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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