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개교 50주년 삼가고 1회 졸업생의 추억(2)
기고-개교 50주년 삼가고 1회 졸업생의 추억(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13 17:3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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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철호/삼가고등학교 제1회 졸업생(전 합천군청 공무원)
옥철호/삼가고등학교 제1회 졸업생(전 합천군청 공무원)-개교 50주년 삼가고 1회 졸업생의 추억(2)

점심은 급식소가 없어 교실에서 먹다보니 음식냄새가 교실 곳곳에 스며들었지만 당연한 일이라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당시에는 고등학교에서도 군사훈련을 시키라는 정부방침에 따라 장교출신 교련선생님이 학교마다 배치되었고 학생들은 교련복을 입고 군사훈련 수준의 교련수업을 받았다.

운동장에서 수업해야 하는 체육시간과 교련시간에는 학교운동장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 뽑는 일도 학생들의 몫으로 수업의 일부분이 되었다. 운동장은 인근 농지로 진입하던 농로를 모두 막아 만들었기 때문에 학교운동장을 지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수가 없어 수업중에 농민들이 리어카를 끌고가는 모습을 흔치않게 볼수 있었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학생들이 담장이 없는 인근농지로 쉽게 넘어가 수박, 참외 서리도 종종 했으며 운동장을 지나가는 농민들은 학교 정문에 설치된 게시판을 통해 자녀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선배도 후배도 없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출발했던 우리 1회 동기생들은 모두들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후 중앙부처나 세무서, 관세청, 교육청, 도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학교선생님이 되기도 했으며 일부는 산업전선에 뛰어들어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 동기생들도 많이 있다.

삼가고 1회 동기들은 졸업후 35년째 되던 2010년도에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던 동기들을 수소문하여 일백여명의 졸업생중 43명이 모여 1회 동기회 모임을 결성하고 모교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도 주고 있으며 당시 은사님도 매년 동기회 모임시 초청하여 학창시절 추억의 말씀도 들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금년 말에도 팔순을 훌쩍 넘긴 은사님 부부를 모시고 동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컴퓨터, 모바일 등 정보화 시대 교육환경이 너무도 많이 좋아졌지만 학생수가 점차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이제 까까머리 1회 동기생들은 모두 직장에서 은퇴하고 칠순을 눈앞에 둔 할아버자 할머니가 되어 노후 생활을 보내면서 잠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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