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콩글리시!
아침을 열며-골프, 콩글리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15 17: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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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콩글리시!

며칠 전 지인들과 오랜만에 골프를 하고 왔다. 아침에는 영하권의 날씨였지만 다행히도 한낮에는 제법 따뜻해서 즐겁게 운동을 하고 왔다. 카트(cart)를 타고 다니면서 우연찮게 골프 용어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한바탕 웃었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골프 용어 중 아직도 우리만의 콩글리시(Korean+English=Konglish: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도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식 영어 표현/자료:나무위키)가 화두(話頭)였다. 이참에 골퍼(golfer)가 알고도 사용하고 모르고도 사용하고 있는 잘못된 골프 용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라운딩(rounding:회전하는)이 아니고 라운드(round: 골프에서 경기자가 각 홀을 한 바퀴 도는 일)가 맞다. 이제부터라도 “몇 월 며칠 오전에 라운딩 잡았는데 시간 어때가 아니라 몇 월 며칠 오전에 라운드 잡았는데~”.

두 번째, 티업(tee up:공을 치기 위해서 티 위에 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티오프(tee off: 티샷을 행하는 동작 또는 경기 시작 시간)가 맞다. 따라서 경기 시작 시간을 물을 때 “티업이 언제냐가 아니라 티오프가 언제냐?”.

세 번째,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 국내에서 도입하고 있는 Okay(OK:홀(hole)에 가깝게 붙여 다음 스트로크에 넣을 수 있다고 인정할 때 사용하는 표현)가 아니라 컨시드(concede:인정)가 맞다. 기브미(give me) 혹은 김미(gimme)도 좋다. 생활 영어 측면에서는 That’s good 혹은 Pick it up도 좋다.

네 번째, 다음 홀의 첫 번째 티샷 경기자를 부를 때 오너(owner:소유자)가 아니라 아너(honor:명예, 영광)가 맞다. “다음 홀 오너가 누구냐가 아니라 아너가 누구냐?”.

다섯 번째, 라운드 중 볼이 날아가니 조심하라고 외칠 때 볼(ball:공)이 아니라 포어(fore:앞에 조심해)가 맞다. 그러니 볼이 의도치 않게 빗나가면 “볼”이 아니라 “포어”라고 외쳐야 한다.

여섯 번째, 파3홀에서 경기 진행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앞 팀이 그린에서 마무리하기(hole out) 전에 뒤 팀에게 공을 치라고 신호를 주는 것은 사인(sign: 표시)이 아니라 웨이브(wave: 물결, 손을 흔드는 신호)가 맞다. 따라서 “사인 준다”기 보다 “웨이브 준다”가 맞다.

일곱 번째, 티샷을 시작하는 곳을 티박스(tee box: 티 상자)가 아니라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 초구(티샷)를 치는 구역) 혹은 티잉 에어리어(teeing area)가 맞다. 그러니 캐디(caddie) 또한 “티박스에는 경기자만 올라가셔야 합니다가 아니라 티잉 그라운드에는~”.

여덟 번째, 자신이 친 공이 불리한 지역이나 홀을 향해서 똑바로 공략하지 못할 때 다음 샷을 안전한 곳으로 쳐서 빼내는 것은 레이 아웃(lay-out: 구획, 배치)이 아니라 레이 업(lay-up: 안전하고 유리한 지역으로 갖다 두는)이 맞다. 흔히, 중계방송에서도 “000선수 안전하게 레이 아웃 잘 했네요”가 들린다. “레이 업 잘 했네요~”.

아홉 번째, 골프에서 최종 마무리인 퍼트(putt)에서 이번 퍼팅(putting: 각각의 퍼트를 통틀어 전반적인 퍼트의 컨디션(condition)을 의미함)이 잘 들어갔다가 아니라, 이번 퍼트(putt: 라운드 중 해야 하는 각각의 퍼트)가 잘 들어갔다가 맞다. 따라서 각각의 스트로크는 ‘퍼트’이며, 전체적인 의미에서는 ‘퍼팅’이 용어가 올바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000선수의 우승 퍼팅만 남았다”라는 표현이 아니라 “000선수의 우승 퍼트만 남았다~”.

열 번째, 그린에서 홀을 기준으로 경사가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혹은 오르막이냐 내리막이냐를 얘기할 때 퍼트 라이(lie: 공이 놓여진 상태)가 오른쪽이냐가 아니고 퍼트 브레이크(break: 커브, 곡구(꺽여지는 지점))가 오른쪽이냐가 맞다. 따라서 라운드 중 캐디에서 물어볼 때 “퍼트 라이가 오른쪽이냐가 아니라 퍼트 브레이크가 오른쪽이냐~”. 또한 최종적으로 넣어야 할 구멍은 홀컵(hole cup)이 아니라 홀(hole) 혹은 컵(cup)이 맞다.

올 겨울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하늘 길로 해외 골프를 계획하고 있다면 나가서 콩글리시적인 용어보다 올바른 골프 용어로 멋진 라운드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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