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피를 받아야 볼 수 있다
눈은 피를 받아야 볼 수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2.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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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음생식회장.이학박사

안수혈능시(眼受血能視)라는 한의학 용어가 있다. 눈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어야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눈에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게 과연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옛말에 ‘눈 뜨고 못 보는 당달봉사’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는 멀쩡하게 눈을 뜨고 있지만 실제로는 앞을 볼 수 없는 눈이라는 뜻이다. 시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던 사람들이 점점 시력을 잃게 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없거나 사고를 통해 중간에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과는 다르다.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특히 많은 것은 당뇨 증세가 심해지면서 시력을 잃어버리다가 실명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다.
눈으로 사물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서 엄청난 화소의 카메라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눈보다 더 정확하게, 더 선명하게 사물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눈에는 뇌혈관만큼이나 많은 모세 혈관들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 혈관들은 특히 더 가늘게 되어 있어 그 어느 기관보다 깨끗하고 맑은 피가 아니면 흐르기가 쉽지 않게 되어 있다. 화소가 좋은 카메라일수록 렌즈 표면에 이물질이 있으면 안 되는 이치와 같다고나 할까?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당뇨병이 있으면 피 속에 당분, 곧 포도당 (Glucose)이 기준량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렇게 핏속에 당분이 많으면 그 양에 비례해 피가 저절로 탁하거나 껄쭉해지거나 끈적끈적해지게 마련이다.
피의 내용이 이렇게 탁하거나 끈적끈적해지면 제일 먼저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의학에서는 ‘당뇨성 망막염’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하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증상은 치료가 쉽지 않은데다 자칫하면 시력을 잃고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원인을 보지 못하고 결과만 보기 때문에 범하는 어리석음 탓이다.
안과 병원에서는 피검사를 하지 않는다. 피검사를 한다고 쳐도 안과에서는 더러워진 피를 고치는 방법이 없으니까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이지만 한번쯤 발상의 전환을 가져보면 실명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눈으로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그때서야 허둥대는 것이다. 당뇨의 합병증으로 잘 알려진 것이 시력저하인데 그 대비를 제대로 하는 경우란 드물다.
당뇨를 앓고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시력이 나빠진다는 것은 피가 탁해지거나 끈적끈적해져서 눈의 망막으로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피를 맑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피가 잘 순환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망막에 피가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당뇨성 망막염을 예방할 수 있고 설혹 생기더라도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건강한 피를 생산할 수 있도록 좋은 음식을 먹고(생식처럼 영양소가 온전히 유지되어 있는)맑고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한다. 또한 적당히 운동을 함으로써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피의 순환이 좋아져서 피가 망막까지 잘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의 순환이 좋아지면 시력 역시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 그야말로 ‘눈은 피를 받아야 볼 수 있다’는 진리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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