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다음생식회장.이학박사
안수혈능시(眼受血能視)라는 한의학 용어가 있다. 눈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어야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눈에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게 과연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눈으로 사물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서 엄청난 화소의 카메라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눈보다 더 정확하게, 더 선명하게 사물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눈에는 뇌혈관만큼이나 많은 모세 혈관들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 혈관들은 특히 더 가늘게 되어 있어 그 어느 기관보다 깨끗하고 맑은 피가 아니면 흐르기가 쉽지 않게 되어 있다. 화소가 좋은 카메라일수록 렌즈 표면에 이물질이 있으면 안 되는 이치와 같다고나 할까?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당뇨병이 있으면 피 속에 당분, 곧 포도당 (Glucose)이 기준량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렇게 핏속에 당분이 많으면 그 양에 비례해 피가 저절로 탁하거나 껄쭉해지거나 끈적끈적해지게 마련이다.
안과 병원에서는 피검사를 하지 않는다. 피검사를 한다고 쳐도 안과에서는 더러워진 피를 고치는 방법이 없으니까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이지만 한번쯤 발상의 전환을 가져보면 실명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눈으로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그때서야 허둥대는 것이다. 당뇨의 합병증으로 잘 알려진 것이 시력저하인데 그 대비를 제대로 하는 경우란 드물다.
당뇨를 앓고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시력이 나빠진다는 것은 피가 탁해지거나 끈적끈적해져서 눈의 망막으로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피를 맑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피가 잘 순환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망막에 피가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당뇨성 망막염을 예방할 수 있고 설혹 생기더라도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건강한 피를 생산할 수 있도록 좋은 음식을 먹고(생식처럼 영양소가 온전히 유지되어 있는)맑고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한다. 또한 적당히 운동을 함으로써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피의 순환이 좋아져서 피가 망막까지 잘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의 순환이 좋아지면 시력 역시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 그야말로 ‘눈은 피를 받아야 볼 수 있다’는 진리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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