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임인년(壬寅年)을 보내며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壬寅年)도 어느덧 저물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물러날 수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기대 속에 시작했던 임인년은 나라 안팎으로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남기고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희망과 기대로 새해를 맞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 지나고 보니 세월이 유수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올해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서 새 대통령을 선출한 해였다. 이번 대선은 박빙의 결과에서 보듯이 대선 이후에도 보수와 진보 양측의 갈등과 증오가 커지면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정치적 갈등은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 서로 혐오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면서 날마다 여야가 싸우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 상황도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시대를 맞아 서민들의 생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 속에 가계별 수입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담보대출 등 악성 가계부채가 파산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는 희망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젊은이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이태원 할로윈 현장에서는 150여명의 생떼같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 젊은이 뿐 아니라 한국을 찾은 외국 청년들도 참변을 당했다. 경찰과 행정에서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크다. 불교계에서도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등진 젊은이들을 위해 추모위령제를 열기도 했는데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빈다.
임인년 한 해가 힘들었지만,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고 엄동설한이 되면 봄이 오듯이, 절망과 고통은 반드시 그 끝이 있게 마련이다. 다가오는 새해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에는 우리에게 좋은 일들만 가득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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