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독도는 우리 땅(1)
도민칼럼-독도는 우리 땅(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28 15: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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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독도는 우리 땅(1)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호랑이가 제일 무서웠던 것은 곶감이었다. 지금 지구촌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 벌벌 떠는 것은 바로 코로나19이다.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극성인데도 집에서 한 발만 나가면 입을 꽁꽁 가로막고 움직여만 하니 그 고통이란 말할 수 없다.

이 땅에 코로나가 창궐하기 몇 해 전인가보다. 아내 친구들이 울릉도와 독도 관광을 하기로 하고 두 달도 훨씬 전에 관광버스를 예약하고 기다리던 날이 다가왔다.

나는 특이 체질이 아닌데도 차멀미가 심했었다. 내가 운전할 때는 하루 종일 다녀도 괜찮았지만, 시내버스나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여지없이 멀미가 찾아와 괴롭혔었다. 제주도 여행도 몇 번씩이나 다녀왔지만, 그때마다 비행기로만 오갔었지 않은가? 뱃멀미는 차멀미보다 훨씬 심하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번에는 약국에 찾아가 멀미약을 준비하고 귀 아래 붙이는 키미테도 따로 준비했었다.

그때 전날 밤은 흡사 초등학교 소풍 가기 전날 밤처럼 맘이 들떠있었다.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이번에는 독도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맘속으로 빌었다. 10시가 지나고 자정이 되어 가지만 잠이 오지 않아서 애를 쓰다 잠이 들었다. 새벽 4시까지 진주시청 앞 출발지까지 나와야 한다는 유정회(아내가 회원으로 있는 친목회 이름) 총무와 관광버스 기사의 시간 엄수 부탁의 문자를 받았었다. 적어도 3시 30분쯤에는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몇십 분 자다 깨기를 수차례였다. 따가운 눈을 비비고 스마트폰에 시간을 보니 새벽 3시 반이라 바쁘게 서둘렀다. 아직도 사위가 어두운 밤을 헤치고 시청 앞까지 나와 명신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자가 15명 남자는 7명 뿐, 22명이 1박 2일 동안 동반 여행을 한다는 다들 들뜬 기분으로 수다를 한다. 잠이 오지 않아 한숨도 못 잤다느니 멀미약을 먹고 키미테를 붙이고 멀미에 완전 대비를 했다느니 버스 안이 시장바닥처럼 왁자지껄했다. 이윽고 울릉도행 배를 타기로 예약한 울진에 있는 후포항을 향해 버스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주 시내를 벗어나니 차창 밖은 캄캄하기만 하고 몇몇 사람만 쓰린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지만 대부분이 들뜬 기분은 좀처럼 가시질 않아 보였다.

“울릉도와 달리 독도는 아무리 탐방하고 싶어도 하늘에서 허락을 않으면 맘대로 갈 수 없는 곳이 독도랍니다. 육지에는 멀쩡한 날씨지만, 울릉도와 독도 뱃길은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행히 오늘 새벽 일기예보에는 비는 오겠지만, 울릉도 뱃길은 풍랑이 잠잠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염원했던 것을 하늘에서 들어주셨습니다. 바람은 잠잠한 편이라서 울릉도는 갈 수 있겠다고 생각됩니다만, 독도 길을 열어주시라고 우리 모두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우리가 독도에까지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파도가 잠 깨지 않게 말입니다.”

유정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관광버스가 대구를 지나고 있었다. 영천을 벗어나자 잔뜩 흐린 날이 밝아지고 있었다. 포항을 지나면서 드디어, 아침 바다가 차창밖에 펼쳐진다. 눈앞으로 펼쳐지는 구름 덮인 바다 위에는 갈매기 몇 마리가 독도 상륙을 기원해주는 듯이 하늘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울진 후포항 광장에 도착하니 벌써 각지에서 울릉도와 독도 탐방을 위한 사람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었다.
울릉도를 찾는 승객들은 전국에서 모여든 대부분 단체 승객들이 많다. 외국인들도 보였다. 기어이 독도 땅을 밟아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헛소리를 하는 일본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려고 보란 듯이 배를 탄 사람들처럼 보였다.

우리가 예약한 관광회사에서는 미리 울릉 관광버스를 대기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밤 자정을 기해 풍랑경보 중앙기상대 예보가 있었다며 내일 독도에 들어가기로 계획했던 걸 오후로 변경하자고 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점심을 하고, 드디어 독도를 향하는 배 위에 올랐다. 제발 이번만은 독도 상륙을 허락해 달라고 모두가 한마음 되어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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