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간은 언제나 마음의 바다에서 유영한다(1)
기고-인간은 언제나 마음의 바다에서 유영한다(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02 15:03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호석/합천수필가
이호석/합천수필가-인간은 언제나 마음의 바다에서 유영한다(1)

인간은 언제나 마음의 바다에서 유영한다. 유아기 때 마음의 바다 수질은 수십 미터 암반을 뚫고 뽑아 올린 생명수처럼 아주 맑고 깨끗하다. 누구나 그 순백한 수질을 그대로 유지하며 천사같이 살고 싶어 하지만, 세상의 온갖 오염물질이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어쩌면 청년기가 지나고 중년이 되면 인간의 마음 바다는 오염 덩어리로 변해 있는지도 모른다.

어머니 품속에 있을 때는 허기를 면할 수 있는 젖만 있으면 만족스러운 작은 바다이지만, 조금씩 자라면서 그 바다는 차츰 넓어지고 깊어진다. 그 맑고 순수한 바다에 선과 악의 물질이 마구 흘러들면서 고요하던 바다에 파도가 일기 시작하고, 매사에 욕심이 발동한다. 음식을 보면 먹고 싶어 하고, 아무것이나 만지고 싶고,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한다. 때로는 닥치는 대로 먹고 만지고 욕심을 내다가 큰 탈이나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마음의 바다는 너무나 깊고 넓어 희망과 욕망, 자비와 봉사, 미움과 원망, 갈등과 분노 등 인간사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 평생 동안 채우고 또 채워도 넘치지 않는다.

이 마음의 바다에 평생을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너무나 황홀하고 훌륭한 큰 배를 띄울 수도 있다. 출생할 때는 금수저 부모를 만나기도 하고, 흙수저 부모를 만나기도 하여 바다의 수질이 다르기도 하지만, 성장 후에는 근본적으로는 자기의 생각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마음의 바다에서 기나긴 인생 행로를 항해한다.

사람은 성장하고 살아가는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그 배움은 마음의 바다에 흘러드는 온갖 선악의 물질을 분별하고 그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배운 지식을 가지고 얼마나 바르게 분별하고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가끔 귀한 외동으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자란 사람과 또 자기가 보고 들은 것만을 인생의 원칙이나 정도, 정답으로 착각하며 고집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