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들
진주성-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03 15:13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들

나라를 경영하는 직에 소속된 공직자로서 입법 사법 행정의 3부와 이에 소속된 각 부처의 수장과 고위직에 몸을 담았으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념으로 직무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 공직자라면 아무리 하급직이라도 공무원 헌장은 꿰고 있으며 이를 복무의 근본으로 삼고 있다. 하물며 고위층이 이를 본보이지 못하면 정부의 기강이 무너진다. 공무원 헌장에 공무원은 자랑스럽다며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며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다짐을 한다고 되어있다.

과연 현장의 현실은 그러한가. 이태원 참사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공무원이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들은 그들의 직무 철학과 양심과 상식으로는 책임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뻔뻔스러움이 경천동지의 가경할 노릇이다. 세상사에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으며 발단 없는 과정이 어디 있나? 이태원 참사는 사전 대비를 못한 안전사고다. 공무원 헌장에서 국민의 안녕을 추구하고 창의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고 해 놓고 이태원 참사는 안녕도 창의성도 적극성도 보이지 않아서 일어났다.

그런데도 책임져야 할 공무원이 없는 사건이라는 것인가. 158명이 골목길에서 사람과 사람이 밀고 밀려서 밟히고 눌려서 일어난 지극히 원시적인 행정적인 안전사고이고 그것도 초저녁부터 인파의 쏠림 징후를 알고도 거리 질서를 계도도 통제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한 대참사인데 관계부처의 수장도 지휘계통의 고위직도 직무상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은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을 기망(欺罔)하며 희생자와 그 유가족을 무시하고 경시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닌가? 거리 질서의 계도와 통제는 경찰의 직무이고 경찰을 관장하는 국무위원은 누구이며 그 지휘계통의 층층 수장은 누구인가.

국회 국정조사도 국력 낭비다. 이태원 참사의 구조나 구호의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왜 사고가 나도록 내버려 두었냐를 따져서 엄히 벌해야 할 사안이다. 국민을 어지럽게 하려는 말장난은 그만하고 이상 더 국가를 망신시키지 말고 나라도 더럽히지 말 것이며 헌법을 농단하지 말고 국민을 비참하게 만들지 말 것이며 유족들을 더 비통하게 만들지 말고 경찰지휘계통의 고위직이 줄줄이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는 국민 안녕의 책임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