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법성스님의 법문(2)
진주성-법성스님의 법문(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05 16:2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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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법성스님의 법문(2)

한번은 이인(異人)이 와서 말하기를, “너의 조부가 지난날 음덕을 쌓았으니 너의 자손들이 반드시 영달(榮達)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정해 주는 대로 묘(墓)를 모셔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가 지정한 곳에다 묘지를 썼다. 지금 백토분(白兎墳)이라는 무덤이 그것이다.

양영이 태어나 20세 나이로 과거에 급제하고 드디어 천하에서 가장 높은 벼슬인 삼공(三公)의 지위까지 올랐다. 아버지는 물론, 나룻배를 탔던 조부와 증조부에게도 삼공의 벼슬이 주어져 조상님을 빛나게 하였다. 또 그 자손들이 다 영달하게 되었으니 지금까지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 베풀어 준 그 음덕은 천지 만물의 그 모든 기운들이 자신의 편이 되어 조화로움을 이루게 한다. 많이 준 자가 많이 가진다. 먼저 주어라! 주는 버릇을 길러라. 줄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주는 자만이 운명을 바꾸게 한다.’

우리도 형편이 넉넉지 못한데, 우리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어떻게 남 도울 여유가 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작은 성의라도 남을 도와야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뭐할라꼬 그리 베푸능기요? 그 사람들 그리 해 봐도 아무런 소용 없십니더.” 하는 사람도 있지만 베푼 공덕은 반드시 받는 것이다.

부처님 경전을 줄줄 외운다 하여도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서 불자가 아니다. 그것은 이름 뿐 행(行)이 따르지 않는 수행이란 있을 수 없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주변을 살피면서 도와줄 사람은 없나, 챙겨줘야 할 사람 없나를 살펴보아서 ‘무주상보시’를 몸소 실천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베풀지 않으면서 베풀라고 할 수 없다. 자신이 봉사하지 않으면서 봉사하라 할 수 없다.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먼저 주는 마음 자세를 길러야 한다. 몸과 입과 생각의 행실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만이 베풀 줄 안다. 베푼다는 것, 봉사한다는 것, 사람들은 자식 걱정만 하지, 자식을 위한 복을 짓고 공덕을 닦는 선업의 유산을 물려줄 줄은 모른다. 베풀 줄 모르고 인색하게 살다가 자손들에게 인색한 유산을 물려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색한 유산은 살아생전이나 자손들에게 가난의 유산이 될 것이다.

‘법구경’에서는 “말을 삼가하고 마음을 지키며 몸으로 좋지 않은 짓을 저지르지 말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세 가지(三業) 행위를 버리면 해탈의 길을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기꺼이 도와주라. 형편에 따라 성심껏 남을 도와주라. 만약 이렇게 공양을 올리는 사람은 반드시 복을 받으리라. 무심법성스님의 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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