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불량 원두!
진주성-불량 원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6 15:1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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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불량 원두!

어렸을 적 어머니는 새벽부터 아침 밥을 하기위해 조리개를 사용해서 쌀을 여러번 헹궈 냈음에도 ‘바위만 한 돌이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을 만큼 밥에 돌이 가끔 나왔다.

커피 원두에서도 돌이 나오면 커피 분쇄하는 그라인드가 망가지는 등 악영향을 끼친다. 커피 산지나 농장에서 돌과 이물질을 골라내기도 하고 국내에 들어와서도 석발기와 불량 생두를 골라내는 결점두 분류 기계로 커피 생두 외의 이물질을 골라내게 된다. 커피 생두에서 퀘이커(Quaker)라는 결점두가 있는데, 커피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덜 익은 커피나 완전히 익지 않은 체리가 들어가는 경우다. 퀘이커는 정상적인 커피 향이 아닌 마분지, 마른 나무, 군옥수수, 누룽지, 견과류 등의 정상적인 커피향과 다른 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커피 추출 전에 반드시 핸드픽으로 골라내어야 하는 원두다.

결점두가 나오는 개수에 따라 등급이 높은 스페셜 커피가 되어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스페셜 커피가 되기 힘든 조건을 지닌 지역도 있다. 예를 들자면, 에티오피아 하라(Ethiopia Harrar) 지역은 강수량이 적어 커피나무 키우기가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 커피 등급이 낮은 4등급의 G4 등급을 받는다. 최고 등급인 G1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절반 이상의 결점두를 골라 내야 하는 비용과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공깃밥에 돌이 들어가서도 안 되고, 커피 한 잔 추출에서도 퀘이커가 들어가면 맛과 향이 좋아질 수 없기에 스페셜 커피에서는 한 개의 퀘이커도 허용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어렸을 적부터 살아온 환경과 조건들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퀘이커처럼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해 좋은 향을 지니지 못한 사람이 있지만, G4등급의 커피를 G1등급으로 노력과 열정으로 빛나는 보석같은 재능과 긍정의 에너지를 가져 좋은 기운을 주변에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존경 받는 사람들도 있다.

죽마고우처럼 단짝 같은 친구도 믿음을 배신하기도 하고, 뜨거운 사랑으로 평생을 함께하자는 부부도 어느 날 평생 보지 않을 원수처럼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밥 안의 돌은 골라내어야 하고, 원두 속 퀘이커가 보이면 골라내어 버려야 하는 것처럼 향기가 부족하고 사회적인 악을 행하는 사람과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향기를 가진 사람이란 자신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고, 향기 없는 반대의 경우는 자신의 이익이 우선이고 생각 없이 거친 말이 먼저 나오는 사람이다. 밥을 먹다 돌을 씹으면 나쁜 기분이 온종일 가듯, 향기 없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긍정의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으니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게 된다.

좋은 커피와 좋은 사람을 가까이 두면 하루가 즐겁고 하루하루가 행복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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