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정치인의 끈질긴 집착
진주성-정치인의 끈질긴 집착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7 14:5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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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정치인의 끈질긴 집착

나랏일이니 국민을 위한 일이면 이래서 옳고 저래서 그르다 하며 원칙과 상식에 따라 ‘이건 잘못되었다. 00이 책임져야 한다.’라는 솔직한 자기 주관을 제 때에 말할 수 있어야 정치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큰일이 나면 열린 입도 다물어버리고 자세를 낮추고 몸을 사린다. 반면 호시절이나 반전의 기회가 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고개를 쳐들고 벌같이 날아들어 일등공신을 자처한다. 비열하고 비겁하다. 그리고 교활하다.

그래서 국민은 그들을 존경도 존중도 하지 않는다. 아니 뒤통수에 대놓고 욕을 한다. 소인배들이나 절박한 사람이 실익을 얻으려고 아부·아첨을 하든지 비굴하게 청탁할 일이 없는 보통 사람들은 그들과 만나는 것을 피하고 꺼린다. 어쩔 수 없어 악수라도 하고 나면 손이 더럽고 역겨워서 불쾌한 기분이 한동안 지워지지 않아 구역질을 참느라고 애를 먹는다. 고위층일수록 더 그렇다. 지난날을 잠깐만 뒤돌아보아도 대표적인 인물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진드기같이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역겨운 사람, 바람만 불어도 은밀한 구멍 속으로 몸을 감추거나 등딱지 속에 머리를 숨기고 납작하게 엎쳐버리는 칠게나 자라 같은 사람, 때만 되면 목을 빼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기회만 엿보는 여우같이 교활한 사람, 낯 뜨거운 양심은 숨기고 시치미 딱 떼고 우쭐거리는 철면피 같은 사람, 다들 유명 인사들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정치를 하는 역겨운 인물들이다.

이토록 교활하고 가증스러운 인물들이 흔적도 없더니 때가 되니까 느닷없이 사회관계망에 글을 올리거나 온갖 채널의 방송에 얼굴을 들이미는 것을 보고 댓글들이 야단이다. “제발 사라져다오” “교활한 당신이야말로 국민의 암 덩어리다.” “당을 또 망치려고 하느냐?” “별주부전이 예 또 있네” “내년 총선 때는 저 인간 누가 해외여행 좀 데리고 가시오” “간에 두드러기가 인다.” 등 심심풀이로 해보는 소리로 예사롭게 듣고 넘길 일은 분명 아니다. 추앙받고 추대받을 인물은 언제쯤에 나올 것인가? 요원한 꿈일까? 정치나 선거에 관한 한 편견도 편협도 편승도 하지 않는 국민의 자존심이 늘 아쉽다. 언제나 올곧은 사람의 소리는 작게 들리고 따르는 사람이 적은 까닭을 되짚어봐야 한다. 나의 희생을 감수하고 나라를 위하는 것이 애국이고 나를 버리고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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